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올해 공개 활동 10건 중 7건 이상이 외교와 경제 분야에 집중되는 등 큰 폭의 행보 변화가 있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공식 매체는 김 위원장의 공개 활동과 관련해 올 1월 1일부터 지난 14일까지 총 123건의 보도를 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각종 시찰, 정상회담, 행사 참석 등을 포함한다.
이 가운데 외교 관련 활동이 52건, 경제 관련 활동이 43건으로 총 95건을 기록해 전체 공개활동 보도 건수의 77.2%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김 위원장의 외교 행보 관련 보도가 0건이었던 데 비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올해 경제 관련 보도도 지난해(27건) 대비 59.2%나 증가했다.
북한은 지난해 잇따른 핵·미사일 도발로 한·미·일 등 주변국은 물론 중·러 등 동맹국과의 관계까지 소원해지며 외교 입지가 크게 축소된 바 있다.
반면 군 관련 공개 활동은 지난해 41건에서 올해 8건으로 80.5% 급감하는 등 확연히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올해 들어 '정상국가'를 지향하며 경제발전과 외교활동에 집중한 흐름이 북한 매체들의 보도에 그대로 나타났다는 평가다.
또 집권 2년차였던 2013년 이후 해마다 감소세였던 김 위원장의 연도별 공개활동 보도횟수도 올해 들어 5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작년 한 해(95건) 대비로는 2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퍼스트레이디' 리설주 여사가 올해 김 위원장의 공개활동에 동행한 횟수도 총 40회를 기록해 지난해(7회) 대비 6배 수준으로 뛰었다. 분야 역시 경제, 외교, 군사 등 다양해져 달라진 입지를 보여준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편 북한 관영매체들은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7주기(17)를 하루 앞둔 16일 여러 보도를 통해 추모 분위기를 고조시키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이날 여러 면에 김정일 위원장의 일화를 소개하거나 '유훈' 관철을 독려하는 기사와 논설을 게재했다.
신문은 이날 6면에 게재한 '만민의 칭송을 받으시는 희세의 정치가'라는 제목의 논설에서 "김정일 동지는 세계의 평화보장을 위한 투쟁을 승리의 한길로 이끄신 탁월한 정치가"였다고 전했다.
신문은 이어 수산업 분야의 부흥을 과시한 서사시 '황금해의 노래'를 게재하며 김정일 위원장의 유훈이 '주민에게 생선을 잘 공급하라'는 점이었다는 것을 부각했다. 사망 전날 밤
김정일 위원장의 주민 생활 행보에 초점을 맞춘 보도는 올해 북한이 대외관계 개선과 경제 발전에 국가적 역량을 집중하는 것과 관련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안정훈 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