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앞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에게 깜짝친서를 보냈습니다.
서울 답방은 무산됐지만 남북 관계는 계속 이어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되는데요
어떤 배경에서 나온 것인지 정치부 김근희 기자와 뉴스추적에서 자세히 이야기해보겠습니다.
【 질문 1 】
김 기자, 우선 가장 궁금한 게 이 친서를 북한에서 누가 직접 갖고 온 건가요?
지난 번에는 김여정 부부장이 직접 갖고 왔잖아요.
【 기자 】
말씀하신대로 보통 친서라고 하면, 해당 국가의 주요 인사가 직접 전달하는 게 관례입니다.
하지만, 청와대는 이번에 친서가 어떻게 전달됐는지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습니다.
남북 사이에 여러 소통 창구가 있으며, 그 중 한 창구를 통해 전달됐다고만 말했는데요.
인편으로 전달했지만 누가 왔다 간 건 아니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말로 미루어볼 때 직접 북한 인사가 남한을 방문한 것같지는 않고요.
대신 판문점을 통해서 친서만 전달됐을 가능성이 나옵니다.
【 질문 2-1 】
그럼 이 친서가 분량이 어느 정도 된답니까?
【 기자 】
네, 청와대에 다르면 총 A4 용지로 두 장짜리라고 합니다.
다만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내용은 친서의 직접적 내용이 아니라 김의겸 대변인이 친서를 의역한 내용이라고 합니다.
【 질문 2-2 】
친서 내용을 직접 공개한 게 아니라 해석을 한 건가요? 왜죠?
【 기자 】
정상끼리 주고받는 친서는 내용을 있는 그대로 공개하는 게 외교적 관례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다만 김의겸 대변인이 직접 친서를 보고 발표한 것이라고 합니다.
【 질문 3 】
본격적으로 친서 내용을 좀 살펴볼텐데 사실 가장 관심사 중 하나가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잖아요.
이번 친서에도 언급은 됐는데, 좀 해석을 해봐야할 것 같아요.
【 기자 】
네, 청와대 발표 그대로 읽어보면요.
김 위원장은 올해 서울 답방이 실현되기를 고대했지만 이뤄지지 않아 아쉬워했다라고 말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 문장은 서울 답방을 안 한 게 아니다, 못 한 것이다라는 뉘앙스가 느껴지는데요.
이어서 보면 김 위원장은 친서에서 앞으로 상황을 주시하면서 서울을 방문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나타냈다라고 말했습니다.
결국, 연내 서울 답방 무산은 김 위원장의 의지 문제가 아니라 외부적 요인, 즉 북미 대화가 교착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서울 답방은 이같은 북미 관계 상황부터 해결되고 나면 이뤄질 것이다라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 3-2 】
그런데 혹시 오늘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이 친서에 서울 답방의 구체적인 일정이 적혀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 기자 】
같은 질문을 기자들도 던졌는데, 청와대 관계자는 얘기할 수 없다, 말할 수 없다는 입장만 반복했습니다.
하지만 기자들에게 공개된 것보다는 좀더 구체적인 내용이 담겨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4 】
그런데 이같은 메시지를 굳이 이렇게 문재인 대통령에게 친서 형태로 밝힌 이유가 있을까요?
사실 내일 모레 신년사에서 밝혀도 되잖아요.
【 기자 】
네 이 때문에, 우리 국내 정치적 상황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오는데요.
사실 최근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 하락의 배경으로 서울 답방까지 무산되면서 북한이 우리에게 너무 아무것도 안 해주는 것 아니냐 이런 여론이 작용했다는 해석도 있었죠.
오늘 서울시가 밝힌 여론 조사에 따르면 서울시민 10명 중 7명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에 찬성한다는 결과가 나오기도 했습니다.
이같은 여론을 고려해 서울 답방 무산은 남북 관계의 문제가 아닌, 외부적 상황 문제이며, 이것만 해결되면 언제든 방문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란 분석도 있습니다.
【 질문 5 】
문재인 대통령도 SNS를 통해 이에 대한 반응을 내놨다고요?
【 기자 】
네 문 대통령도 이 친서에 대해 연내 답방 연기가 궁금했던 우리 국민들에게도 반가운 소식이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는데요.
친서에는 서울 상봉이 이뤄지지 못한 데 대한 아쉬움이 담겨있었으며 남북과 북미 정상회담 합의에 대한 적극적인 실천 의지도 다시 한 번 천명해주었다고 밝혔습니다.
또 새해에도 자주 만나 평화 번영을 위한 실천적 문제와 비핵화 문제를 함께 풀어나가고자 한다는 뜻이 매우 반갑다고 말했습니다.
앞으로도 어려움이 많을 것이지만 얼마나 노력하느냐에 따라 마음도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 대통령도 조만간 이에 대한 답으로 북측에 특사를 파견할 것으로 보입니다.
【 질문 6 】
이렇게 되면 모레 있을 김정은 위원장 신년사에 비핵화와 관련해 어떤 메시지가 담길지 더 관심이 쏠리는데요.
【 기자 】
그렇습니다. 아시다시피 북한 최고지도자는 1월 1일 새해 첫날 신년사를 통해서 대내, 대외 중요 메시지를 전달합니다.
결국 오늘 메시지는 신년사의 예고편으로 해석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모레 있을 신년사에서 앞서 언급한 것처럼 북미 대화 교착 상황에서도 남북간 평화와 번영을 강조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무산되면서 또다시 북한이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왔는데요.
어찌됐던 이번 친서로 그런 오해는 불식시키는 계기가 된 것 같습니다.
뉴스추적 김근희 기자와 함께 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