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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지난 9일 일본 도쿄 케이오대 현대한국연구센터가 주최한 심포지엄에 참석해 '한반도의 평화체제와 비핵화'를 주제로 30분간 기조연설을 했다.
문 특보의 연설이 끝난 뒤 기미야 다다시(木宮正史) 도쿄대 교수는 "문정인 특보의 (기조발제) 논문을 읽고 쇼크를 받았다. 일본에 대한 언급이 한 곳도 없다.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 구축에 일본의 역할이 그만큼 없다는 말이냐"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양기호 성공회대 교수는 "문 특보의 논문에 저는 감동을 받았다. 그런데 기미야 교수는 쇼크를 받았다고 하니, 저는 그게 더 쇼크다"라고 대응했다.
이에 문 특보는 "북한 비핵화 문제는 양자, 삼자 논의 구조다. 과거처럼 6자회담이면 일본 역할이 있겠지만, 지금은 없을 수밖에 없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일본 언론이 문제가 있는 거 아닌가 싶다. 1∼3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총리의 요청으로 납치 문제를 제기했고, 수차례 서훈 국가정보원장을 파견해 아베 총리에게 (남북, 미북) 회담 결과를 설명했다"며 한일 협력 사례를 부연했다.
기미야 교수는 "일본 정부와 시민들은 '북한 비핵화를 믿기 힘들다'는 의견이 많다. 솔직히 말해 나도 그런 불안감이 있다"고 했다.
문 특보는 "일본 외무성은 유럽연합(EU) 같은 데 가서 북한 문제 해법에 대한 우리 대통령의 주장을 완전히 무시하며 부정적으로 말하고 있다. 일본이 너무 심하다"며 섭섭함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일본은 부정적인 외교만 적극적으로 할 것이 아니라 판(한반도 화해)이 되는 쪽으로 적극성을 가져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일본에 올 때마다 쇼크를 받는다. 항상 음모론을 제기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사법부를 좌지우지한다', '친북 정권이다' 등이다. 한국을 잘 아는 분들도 그런 말 한다
이어 문 특보는 "음모론 가지고 한일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세상이 변하는데 일본은 자기 원하는 것만 말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디지털뉴스국 정소영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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