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 민주화운동 폄훼 논란의 징계를 놓고 자유한국당 지도부 내에서도 목소리가 갈리고 있다. 징계 논의를 주도할 당 윤리위원장까지 사퇴한 상황에서 황교안 한국당 대표의 선택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6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 당대표·최고위원·중진의원 연석회의에서 조경태·김순례 최고위원은 5·18 망언 징계 문제를 두고 정면 충돌했다. 조 최고위원은 단호한 대처를 주문한 반면, 징계를 받을 당사자인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이 만든 프레임 공세에 끌려다녀선 안 된다고 맞섰다.
조 최고위원은 "변해야 산다. 우리 당이 갖고 있는 웰빙 정당, 수구 정당이라는 낡은 이미지를 벗지 않으면 어렵다"면서 "첫 단추가 5·18"이라고 작심발언을 꺼냈다. 그는 "이 문제에 대해 읍참마속하는 마음으로 단호하고 조속하게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면서 "그래야만 우리가 정부에 촉구하고 요구하는 것들이 설득력이 생긴다"고 강조했다. 이에 김 최고위원은 "민주당은 그들이 짜놓은 프레임에 우리를 가두고 미리 계획한 링에 우리를 넣어 설왕설래를 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 점을 숙고해야 할 것 같다"고 우회적으로 반박했다.
친박계 중진인 홍문종 의원은 한 발 더 나아가 "여당에 끌려가선 안된다"면서 김진태·김순례·이종명 의원을 적극 두둔했다. 그는 "우리가 원래 얘기하고 하고자 했던 '5·18 유공자 숫자가 왜 이렇게 계속 늘어나느냐, 그 사람들이 뭘 했기 때문에 유공자가 됐느냐, 무슨 혜택을 받느냐'에 대해 국민적 관심이 높다"며 "이 문제를 해결해야 된다고 말한 게 무슨 잘못이냐"고 주장했다. 또 "5·18 망언 징계 문제가 황 대표와 최고위원들에게 최고의 시금석이 될 것"이라며 "전임 비상대책위원회는 이 문제에 대해 잘못 대응했다"고 덧붙였다. 김병준 전 비대위원장이 5·18 망언 논란 당시 당을 대표해 사과한 것 등을 겨냥한 비판이다. 홍 의원은 "세 의원이 거기서 무슨 역할을 했길래 무슨 처벌을 받아야 하느냐를 놓고 확고한 입장이 필요하다"며 "대표와 최고위원들은 여당이 이 문제로 어떻게 하자는 것들에 끌려가지 않도록 확실하고 분명하게 대처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김영종 윤리위원장이 사의를 표하면서 5·18 폄훼 논란으로 김진태 의원과 김 최고위원에 대한 윤리위 징계 논의는 지연이 불가피해졌다. 황 대표는 "절차에 따라 진행하겠다"는 원론적인 입장만 반복해 표명하고 있다.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난 황 대표는 '윤리위원장 사의를 수용하느냐'는 질문에 "한 번 기다려보시라. 이것저것 살펴보겠다"고 말을 아꼈다. 윤리위원장이 공석이면 절차 진행이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는 "그 자체가 또 하나의 절차"라고 답했다. 회의에서 의견이 엇갈린 것을 두고는 "거듭 말씀 드리다시피 절차에 따라
[백상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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