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가건물 매입 논란'에 휩싸인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논란이 불거진 지 만 하루가 지난 오늘(29일) 전격 사퇴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 "떠나려고 하니 출입 기자들의 얼굴이 맨 먼저 떠오른다"며 사퇴의 변을 밝혔습니다.
김 대변인의 사임은 작년 2월 2일 임명된 지 약 14개월 만입니다.
청와대 참모가 사회적 논란을 일으켜 중도에 하차한 것은 전병헌 전 정무수석, 김종천 전 의전비서관, 김현철 전 경제보좌관에 이어 이번이 4번째입니다.
김 대변인은 건물 매입 논란에 대해 "너무 구차한 변명이어서 하지 않으려 했지만 떠나는 마당이니 털어놓고 가겠다"고 밝힌 뒤 "'네, 몰랐습니다' 아내가 저와 상의하지 않고 내린 결정이었다"며 건물계약 사실을 미리 알지 못했음을 덧붙였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알았을 때는 이미 되돌릴 수 없는 지경이었다"며 "이 또한 다 제 탓"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내 집 마련에 대한 남편의 무능과 게으름, 집을 살 절호의 기회에 매번 반복되는 '결정 장애'에 아내가 질려있었던 것"이라며 "궁금한 점이 조금은 풀렸기를 바란다"고 밝혔습니다.
김 대변인은 "보도를 보니 25억 원을 주고 산 제집이 35억, 40억의 가치가 있다고 하더라"면서 "사고자 하는 사람을 소개해주시기 바란다. 시세차익을 보면 크게 쏘겠다. 농담이었다"고도 했습니다.
아울러 "평소 브리핑 때 여러분과 농담도 주고받으면서 가볍고 부드러운 분위기에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러질 못했다"며 "이렇게라도 풀고 간다"고 부연했습니다.
또 "돌이켜보면 저같이 '까칠한 대변인'도 세상에 없을 겁니다. 기자들의 질문에 얼굴을 붉히고 쏘아붙이기 일쑤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걸핏하면 설전이 벌어졌다고 묘사하는 기사도 있었고, 불친절을 넘어서 강퍅하기 그지없는 대변인이었다"고 전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춘추관에 나와 있는 여러분이 싫어서는 결코 아니며 여러분 뒤에 있는 보도 책임자들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보수 언론들이 만들어내는 논리에는 정면으로 반박하고 싶었고, 그렇지 않은 언론사라도 잘못된 주장에 휩쓸리지 말라고 외치고 싶었던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김 대변인은 "하려고 했던 건 언론과 건강한 긴장 관계였지만 번번이 감정적으로 흐르고 날 선 말들이 튀어나왔다"며 "다 제 미숙함 때문이다. 깊이 사과드린다"고 밝혔습니다.
또 "생각이 다른 건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한다. 특히 국내 정치적 문제는 서로 이해관계가 엇갈리기에 타협·절충이 쉽지 않다"며 "하지만 한반도 문제는 다르다. 민족의 명운이 걸려있고 우리가 사는 터전의 평화 번영과 직결돼 있다"고 말
김 대변인은 "하노이 회담 이후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자칫 어그러질 경우에는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겁이 난다"며 "너와 내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내려오는 지시에 한 번만 의문을 달고, 한 번만 더 생각하고 기사를 써달라"고 밝혔습니다.
김 대변인은 '까칠한 대변인 드림'이라는 인사로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