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의당 안팎에서는 '어대심'이란 말이 유행합니다. '어차피 대표는 심상정'이란 뜻입니다.
오늘(8일) 정치권에 따르면 정의당이 오는 7월 11일 차기 당대표를 선출하기로 한 가운데 누가 당권 주자로 나설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정작 유행어의 주인공인 심상정 의원은 아직 출마 선언도 하지 않았습니다.
심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권 도전'에 대한 질문에 "아직 아무런 아이디어가 없다"고 말을 아꼈습니다. 최근 의원실에 공보특보를 새로 공채한 것도 빈자리를 채웠을 뿐이라고 그는 확대 해석을 경계했습니다.
심 의원은 다만 "당내 자원을 총화 시켜야 할 상황이니까 제가 어떤 포지션에서 어떻게 하는 게 당에 좋을지 고민해야 한다"고 출마 가능성에 선을 긋지는 않았습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인 심 의원은 일단 선거제 개혁에 집중하고, 당대표 선거 출마 여부는 '선당후사'의 자세로 추후 결정하겠다는 입장입니다.
당내에서 심 의원의 출마와 당선을 점치는 것은 내년 총선에서 '제1야당'으로 발돋움하겠다는 거창한 비전을 끌고 나갈 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는 공감대 때문으로 보입니다.
대선주자급 '거물'이 당대표로서 확실히 중심을 잡을 때 최대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현실론입니다.
지난 주말 전국위원회에서 기존 단일성 지도체제를 집단 지도체제로 전환하는 안건이 부결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됩니다.
이런 가운데 현 대표인 이정미 대표가 연임을 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지난 2년간 정의당 존재감을 더욱 키워 진보정당 1세대인 '노심'(노회찬·심상정)에 이은 성공적 세대교체의 단초를 마련했다고 평가받고 있습니다.
비례대표 초선인 이 대표는 내년 총선에서 인천 연수구에 출마해 재선을 노릴 계획인 만큼 당을 위해서 지역 표밭을 다지는 데 집중하는 게 나을지 당대표를 한 번 더 하는 게 나을지 고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현 대표가 유력 후보로 거론되는 만큼 저마다 '한칼'을 벼려온 당 안팎의 새로운 도전자들도 관심을 끕니다.
우선 양경규 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부위원장, 정의당 홍용표 디지털소통위원장 등이 물밑에서 출마를 검토하고 있습니다.
이들은 올해로 창당 7주년을 맞는 정의당이 초심을 되찾고, 당원 눈높이에 부합하는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입을 모읍니다. 큰 정치인을 중심으로 단합해 일사불란한 모습을 보이는 것보다는 진보의 가치, 참여의 기회, 정책의 다양성을 확보하는 것이 우선이라는 주장입니다.
홍용표 위원장은 통화에서 "당대표 선거 출마를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며 "정의당이 질적인 도약을 위해서는 더 전향적인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밖에 정의당 강상구 교육연수원장, 김영훈
정의당 관계자는 "사실상 특정인을 추대하는 경선이 '사당'(私當)을 연상시킬 수 있다는 우려와 치열한 경선이 당의 에너지를 분산해 총선 전략을 해친다는 우려가 교차한다"며 "당권 주자는 빨라도 6월 초순에나 윤곽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