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군부에 이어 북한 외무성과 적십자사도 잇따라 강경조치를 쏟아냈습니다.
핵시료 채취를 거부하고 남북 직통전화도 단절하겠다고 밝히면서 남북, 북미관계가 중대한 위기국면을 맞고 있습니다.
이성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북한 조선적십자회는 어제 판문점 연락대표부를 폐쇄하고 북측 대표를 철수시키면서 판문점을 경유하는 모든 남북 직통전화 통로를 단절한다고 밝혔습니다.
북한 적십자회는 성명에서 한국이 유럽연합, 일본 등과 함께 유엔에 북한 인권결의안을 공동 제안한 것은 "우리의 존엄과 체제에 대한 정면도전"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북한 외무성도 어제 대변인 담화를 통해 북핵 검증을 위한 미국과의 합의와 관련해서 "검증 방법은 현장 방문과 문건 확인, 기술자들과의 인터뷰로 한정된다"고 밝혀 시료 채취 거부를 분명히 했습니다.
이는 그동안 "북측과 시료채취를 포함한 과학적 절차에 대해 합의했다"고 밝혔던 미국 측 주장과 상반된 것입니다.
북한의 쏟아지는 강경대응에 정부는 어제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대응방안을 논의했습니다.
이명박 대통령은 "기다리는 것도 때로는 전략"이라고 말했다고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습니다.
김호년 통일부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북측 조치에 유감스럽게 생각한다"며 남북 당국 간 조속한 대화를 촉구했습니다.
한편 북한의 핵시료 채취 거부는 이제 부시 행정부와의 협상은 중단하고 미국 차기 정권인 오바마 정부와 더 나은 조건으로 협상하겠다는 시도라는 분석도 제기됐습니다.
오바마 정권 출범을 앞두고 나온 북한의 압박조치로 남북관계는 이제 중대 고비를 맞고 있습니다.
mbn뉴스 이성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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