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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조 후보자는 지난 25일 딸의 고교 시절 논문 제1저자 등재 등 자녀를 둘러싼 논란에 대해 "아이 문제에 불철저하고 안이한 아버지였다"고 고개를 숙였다. 그러면서 "저와 제 가족이 고통스럽다고 해서 짊어진 짐을 함부로 내려놓을 수 없다"며 "문재인 정부의 개혁 임무 완수를 위해 어떤 노력이든 다 하겠다"고 목청을 높였다.
하지만 조 후보자에 대한 국민 여론은 갈수록 악화하고 있다. 중앙일보 조사연구팀이 지난 23~24일 만 19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조 후보자에 대한 찬반여론을 조사한 결과 '반대'가 60.2%, '찬성'이 27.2%, 모름-무응답이 12.6%였다. 특히 자신을 '진보적'이라고 답한 사람 가운데 찬성 의견은 44.9%, 반대 의견은 47.9%로, 반대가 3.0%포인트 더 높았다. KBS 일요진단라이브가 한국리서치에 지난 22~23일 의뢰한 여론조사에서도 '부적합' 의견이 48%, 적합 의견이 18%였다. 특히 조후보자 딸 장학금 논란 이후 1주일 만에 '적합' 의견이 48%에서 18%로 확 줄었다. 이념과 성향을 떠나 조 후보자에게 실망해 등을 돌리는 국민들이 압도적으로 늘어났다는 반증이다.
이처럼 여론이 부글부글 끓는 마당에 조 후보자가 진정성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 '사과'로 계속 버티면서 검찰 개혁정책을 발표한다고 해서 이를 믿어줄 국민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더구나 조 후보자는 딸의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입학과 학사과정 의혹, 사모펀드 투자 의혹 등 자신과 가족 관련 의혹으로 10여건의 고소·고발까지 당한 상태다. 국회 청문회를 거쳐 장관에 임명되더라도 검찰에서 법무장관이 피의자 신분으로 사상 처음 조사받게 될 가능성이 큰 것이다. 야당에선 특검까지 주장하고 있어 조 후보자가 법무부 수장에 오르더라도 자신의 뜻대로 검찰 개혁에 나서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조 후보자는 과거 이명박 정권 시절 오마이뉴스·프레시안 기고를 통해 "정권내 고위층 인사들의 저급한 준법의식과 후흑한(厚黑漢·낯 두껍고 뱃속 시커먼 자)적 행태를 확인하게 되니 들려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서 "너나 잘 하세요"라고 쏘아붙였다. 박찬욱 영화감독의 '친절한 금자씨'에서 주인공 금자가 출감해 "회개하라"고 말하는 전도사에게 내뱉은 대사를 인용해 온갖 비리의혹 구설에 올랐던 당시 정권 실세들을
조 후보자가 아직도 그런 배짱과 기개를 갖고 있다면, 지금이라도 국민 여론을 겸허히 수용하고 자신의 거취에 대해 결단을 내리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 후보자가 짊어졌다는 '짐'은 현 정권이 조 후보자에게 부여한 것일 뿐, 주권자인 국민들이 준 것이 아니다.
[박정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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