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건영 청와대 국정기획상황실장이 이번에도 문재인 대통령의 '최측근'으로서의 존재감을 다시 한번 각인시켰습니다.
문 대통령의 모친상을 위로하기 위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조의문을 판문점에서 직접 받아와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면서입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오늘(31일) 오후 춘추관 브리핑에서 "고(故) 강한옥 여사 별세에 대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문 대통령 앞으로 조의문을 전달해왔다"며 "조의문은 30일 밤 늦은 시각 빈소가 차려진 남천성당에서 대통령께 직접 전달됐다"고 밝혔습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어떤 채널로 조의문을 받았는지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다"면서도 "조의문을 판문점에서 전달받은 것은 윤 실장"이라고 말했습니다.
앞서 윤 실장은 전날 오후 9시 35분쯤 남천성당에 모습을 나타냈고 약 35분간 머물렀습니다.
윤 실장은 빈소에서 나와 취재진을 만난 자리에서 '대통령과 무슨 대화를 나눴나', '총선 출마와 관련한 얘기가 오갔나' 등의 질문을 받았으나, 웃으며 "드릴 말씀이 없다"고만 답하고는 자리를 떠났습니다.
하지만 윤 실장은 이때 판문점에서 받아온 김 위원장의 조의문을 문 대통령에게 전달하는 '극비 임무'를 수행한 셈입니다.
윤 실장은 앞서서도 남북관계 중대 국면마다 물밑 조율을 톡톡히 해 왔습니다.
지난해 3월과 9월 두 차례에 걸쳐 대북특사단 자격으로 북한을 방문, 판문점에서 열린 1차 남북 정상회담과 평양에서 열린 3차 남북 정상회담 실무 협의에 참여했습니다.
지난 6월 30일 열린 판문점 남북미 정상회담 과정에서도 무대 뒤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인 사람 중 하나로 꼽힙니다.
윤 실장은 남북미 정상들이 만나는 날 아침 판문점으로 미리 이동, 정상들의 하차 지점과 동선 등을 두고 미국 측, 북한 측과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처럼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중대 국면마다 핵심적인 역할을 떠맡는 일이 반복되면서 윤 실장의 입지가 점점 탄탄해지고 있다는 평가도 청와대 안팎에서 나옵니다.
최근 여권에서 '내년 총선에 윤 실장이 부천 지역구에서 출마할 것'이라는 얘기가 흘러나오는 것도 이런 상황과 맞물려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여권의 한 관계자는 "내년 총선은 문재인 정부의 성패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이 때문에 여당 내에서는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윤 실장이 총선에서 역할을 해야 하지 않느냐는 목소
하지만 오히려 청와대의 국정운영 과정에서 윤 실장이 '대체 불가' 자원으로 여겨지고 있는 점을 고려하면 출마가 쉽지는 않으리라는 반론도 만만치 않습니다.
청와대의 한 관계자는 "윤 실장 본인은 전혀 출마 얘기를 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분위기를 전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