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른미래당 유승민 의원은 오늘(7일)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보수통합 제안에 대화를 시작하자고 화답한 것과 관련, "굉장히 어려운 대화가 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바른미래당 내 비당권파 모임 '변화와 혁신을 위한 비상행동'(변혁) 대표인 유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변혁 비상회의 직후 기자들과의 질의응답에서 "일단 상대방의 선의를 믿고 진정성 있는 대화를 제안한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습니다.
유 의원은 보수 재건을 위해서는 자신이 제시한 탄핵의 강을 건너자, 개혁보수로 나아가자, 낡은 집을 허물고 새집을 짓자 등 3대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는 "이 3가지 원칙을 한국당 구성원들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것은 그 당에 17년간 있었던 제가 잘 안다"며, "한국당이 제가 말한 3원칙을 너무 쉽게 생각하거나 말로만 속임수를 쓴다거나 하면 이뤄지지 않을 일"이라고 했습니다.
특히 유 의원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을 인정하는 자세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습니다. 황 대표가 보수통합 대상으로 거론한 우리공화당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됩니다.
유 의원은 "이미 헌법적 판단이 내려지고 역사 속으로 들어간 탄핵 문제에 대해서 절대 인정을 못하겠다는 태도를 견지한다면 제가 말하는 보수 재건의 원칙에서 벗어나는 것"이라며, "그 점에 대해선 한국당에서 분명한 입장 정리를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3년 전 탄핵 문제에 매달려 있는 분들과 같이 보수를 재건할 수 있다는 것은 현실성이 없는 생각으로, 그런 빅텐트가 성공하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다만 유 의원은 "보수 재건을 위해서 3가지 원칙만 확실히 지켜진다면 다른 아무것도 따지지도 요구하지도 않을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어 유 의원은 "한국당의 스케줄, 계획만 기다리고 있을 수 없다"며 "개혁적 중도보수 신당이 우리가 갈 길이라는 신념을 가지고 추진하는 것으로, 임시적으로 생각하는 게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신당 창당이 한국당과 당 대 당 통합을 위한 '세 불리기'용 아니냐는 일각의 해석을 차단하려는 의도로 읽힙니다.
신당 창당 시점에 대해서는 "국회의원으로서 마지막 정기국회에서의 역할을 다 해야 하기 때문에 정기국회가 끝나는 12월 10일이 기점이 될 것"이라며, "12월 10일 이후에 신당기획단이 준비해왔던 것을 가지고 창당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바른미래당 공동 창업주인 안철수 전 대표와의 소통에 대해서는 "그분으로부터 신당과 관련한 말씀을 들은 바가 없다"고 말했습니다.
유 의원은 국민의당 출신 중 안철수계 의원들이 보수통합에 동의했느냐는 질문에 "100% 동의했다고는 말씀드릴 수 없다"면서도 "그 분들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하며 신당기획단을 통한 준비 과정에서 더 설득해 100% 동의가 이뤄져 의기투합이 가능하
이날 변혁은 신당 창당을 위한 신당기획단을 발족했습니다. 단장은 국민의당 출신인 권은희 의원과 바른정당 출신인 유의동 의원이 공동으로 맡습니다.
유 의원은 회의에서 "권은희·유의동 두 분이 앞으로 어떻게 해나갈지에 대한 생각을 정리해 가까운 시일 내에 구상을 밝힐 수 있도록 준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