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과 새로운보수당의 당 대 당 통합 협의체가 어제(21일) 출범하면서 그동안 삐걱대던 보수통합 논의에 속도가 붙게 됐습니다.
통합 논의에 마침표를 찍을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새보수당 유승민 보수재건위원장의 회동도 당장은 아니지만, 양측의 협의가 무르익은 뒤로 가시화되고 있습니다.
황 대표는 이날 유 위원장에게 조찬회동을 제안했다고 유 위원장이 이날 오후 늦게 보도자료를 통해 전했습니다.
유 위원장은 또 "양당 간 협의가 갓 시작하려는 시점인 만큼, 양당 간 협의가 어느 정도 진행된 이후에 필요한 때에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저의 뜻을 전달했다"고 밝혔습니다.
황 대표는 조찬회동 시점으로 설 연휴 전인 오늘(22일)이나 내일(23일)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입니다. 유 위원장이 이 제안을 일단 완곡히 거절한 것입니다.
이에 따라 설 전 두 사람의 담판은 불발된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유 위원장이 "필요한 때에 만나는 것이 좋겠다"는 뜻을 밝힌 만큼 양당 협의가 무난히 속도감 있게 진행된다면 회동 시점은 그리 멀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일단 '설 이전'에 보수통합의 큰 그림을 그리려던 한국당의 계획에는 제동이 걸렸지만, 황 대표와 유 위원장이 '담판' 일정을 조율하고 있음이 공식 확인되면서 통합 논의에 힘이 실리는 모양새입니다.
앞서 새보수당 하태경 책임대표는 이날 오전 당 대표단·청년연석회의에서 한국당과의 양당 협의체 출범을 알리며 "오늘부터 양당 간 단일 공식 창구가 출범했다는 의미"라고 밝혔습니다.
양당 협의체 구성은 새보수당의 요구를 한국당이 전날 수용하면서 이뤄졌습니다.
이에 따라 보수진영 정당·단체가 참여하는 혁신통합추진위원회(혁통위)에 한국당과 새보수당의 양당 협의체까지 투트랙으로 통합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양당 협의체에 참여할 양당 대표 의원이 정해지지 않으면서 이날 당장은 논의가 이뤄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한국당은 논의의 연속성을 위해 혁통위에 참여하는 김상훈·이양수 의원 중 한 명을 양당 협의체에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새보수당에서는 한국당과의 물밑 논의에 참여해온 유의동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습니다.
또한 양당 협의체는 혁통위의 활동을 존중하는 의미에서 당분간 논의를 비공개에 부치기로 했습니다.
양당 협의체가 실질적인 통합·합당 논의에 돌입하면서 혁통위도 속도를 내고 있습니다.
박형준 혁통위원장은 이날 제주도에서 원희룡 제주지사를 만나 "설 전에 보수통합 신당 참여를 결정해 달라"고 요청했고, 원 지사는 "힘을 보태겠다"며 참여 의사를 밝혔습니다.
원 지사는 오늘(22일) 황교안 대표를 만나 혁통위 회의에 참석하는 등 보수 통합 분위기를 띄우는 데 힘을 보탤 예정입니다.
또한 혁통위는 오늘(22일) 회의에서 통합 신당 관련 로드맵을 제시할 방침입니다. 설 연휴 전 창당 밑그림을 그리고 설 연휴 직후 세력 규합 등을 통해 2월 초에는 창당준비위원회를 띄운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통합 신당'이라는 최종 목표에 도달하기까지 총선 공천을 비롯해 이른바 '지분'을 놓고 양당 간 갈등은 언제든 불거질 수 있습니다. 공천관리위원회 구성이 첫 충돌 지점으로 꼽힙니다.
새보수당은 신당의 가닥이 잡힌 뒤 공관위를 구성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이와 관련해 한국당은 언제든 공관위 가동하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에 분주합니다. 한국당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이날 불출마 의원들과 오찬을 갖고 향후 공천 방향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습니다.
아울러 정계 복귀를 선언하고 최근 귀국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의원이나 우리공화당과의 통합 문제도 양당 간 통합 논의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입니다.
안 전 의원은 보수통합 논의에 대해 "관심 없다"며 선을 그은 상태지만, 한국당은 여전히 안 전 의원과의 개별 논의가 가능하다며 문을 닫지 않고 있습니다.
또한 새보수당은 "우리공화당과 한국당이 통합했을 때는 저희가 갈 자리는 없다"며 통합 논의에 우리공화당이 참여하는 데 대해 부정적입니다.
한편 지난
전진당 이언주 대표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전진당은 한국당과 통합 논의를 해나가면서 시민사회단체와 연합체를 형성해 통합으로 갈 것"이라며 말했습니다. 이 대표는 새보수당에 대해 '복당하시는 분들'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