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긴장을 원치 않는다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발언의 진의에 궁금증이 커지고 있습니다.
은영미 기자가 분석해봤습니다.
【 기자 】
김정일 위원장은 왕자루이 중국 대외연락부장과 접견한 자리에서 우리나라는 물론 미국과 중국 등에 대해 고른 메시지를 던졌습니다.
[남한에는 차갑게]
"한반도의 긴장을 원치 않는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은 언뜻 평화의 제스처로 보입니다.
그러나 이는 깊이 들여다보면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어가겠다는 능동적 의지의 표현이라기보다는 우리 측에 책임을 떠넘기는 것에 가깝습니다.
결국 북한은 올해도 '6·15 공동선언과 10·4 선언의 존중, 이행'이라는 기존 원칙 위에 우리 정부의 대북 정책 전환을 요구할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에는 구애]
올해 신년 공동사설에 이어 김 위원장이 또다시 비핵화 입장을 밝힌 것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에 대한 강력한 구애로 보입니다.
특히 김 위원장이 6자회담 진전을 희망한 것은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이 6자회담의 유용성을 강조한 것에 호응해, 6자회담이 동력상실의 위기에서 벗어나는 계기를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됩니다.
[중국과는 우애 과시]
결국 북한은 '통미봉남'의 기조를 그대로 이어가되, 이 같은 정책을 펼칠 파트너로 중국을 선택했다는 분석입니다.
김 위원장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의 방중 요청을 수락하면서 양국 관계의 중요성을 유난히 강조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입니다.
미국과 중국이 핵 문제에서 입장을 함께하고 있는 만큼,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위해서라도 북한의 친중 행보는 계속될 전망입니다.
mbn뉴스 은영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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