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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내부의 적이 더 무섭다

기사입력 2020-02-10 10:54 l 최종수정 2020-02-17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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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발 신종코로나 바이러스로 전 세계가 시끄럽다.
우리나라를 비롯한 주변국들은 다른 현안들을 뒤로 미뤄둔 채 감염 확산 방지와 사태수습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 때문에 개별관광 등 남북 간 관계 개선을 통해 북한과의 대화모멘템을 이어가려던 현 정부의 구상도 차질을 빚고 있다.
북한은 중국 국경을 폐쇄했고, 북한을 향하던 관광객들의 발길도 대부분 멈춰 섰다.

스톡홀름 실무회담 이후 북한의 비핵화 프로세스는 사실상 정지된 상태다.
미국은 대화의 테이블로 나오라며 일단 얼굴을 맞대자는 입장이고, 우리 측은 연합 훈련 등을 조정하며 대화의 끈을 이어가 보려 애썼지만, 북한은 오히려 남측 정부를 맹비난하고 있다. 한미를 상대론 ‘크리스마스 선물’ 엄포를 놓는가 하면 새로운 길을 연일 주장하며 한반도의 긴장감을 높여왔다.

2020년을 맞아 청와대와 정부는 더 이상은 지금까지의 방식으로는 안 된다고 생각한 듯하다.
미국을 지나치게 의식한 사이 남북관계를 제대로 관리 못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면서 남북문제를 먼저 풀어보겠다며 팔을 걷어붙였다. 개별관광을 비롯해 남북협력을 통해 북한과 물꼬를 터 보겠다고.
미국의 불편한 기색에도 또 북한의 호응이 있을지도 불투명하지만, 청와대 주요 인사들은 연일 미국으로 날아가 설득에 열을 올리고 있고 워킹그룹 회의도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손발이 따로 놀고 있다.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할 외교부는 겉으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를 최우선 과제로 내세우지만, 실무진들 사이에선 조소와 냉소가 팽배하다.
“북한을 너무 모른다” “청와대와 여당은 현실을 모른 채 너무 희망만 붙들고 있다” “개별관광을 미국이 그냥 두겠느냐” 옆에서 얘기를 듣는 기자는 당국자들의 얘기가 맞는지 귀를 의심하게 된다. 2~3년만 적당히 버티고 해외공관으로 나가야지 이런 생각만 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구심마저 든다.

이런 냉소의 기저엔 인사 실패도 한몫한다.
이명박, 박근혜 정부에서 핵심적인 외교·안보와 대북 정책을 담당했던 실무자들이(보수 정권 시절 남북 관계 악화에 책임이 있는?) 정책 기조가 다른 현 정부의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담당하고 있다는 건 아이러니다.
북한을 잘 아는 전문가를 기용한다는 취지지만, 한편에선 문재인 정부에서 쓸 사람이 이렇게도 없나 이런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는 이유다.

실제로 외교부 안에서 특정 인사들에 대해 이런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아무리 공무원이 영혼이 없다곤 하지만 정권이 바뀐 뒤 색깔을 확실하게 잘 바꿨네”, “해당 자리를 갈만한 상황이 아니었는데 다른 사람들을 다 제치고 올라가더라고요” “청와대 뭐 인사하고도 연결돼 있는 걸로 안다” 이런 평가를 받는 인사들이 현 정부의 정책 기조를 최전선에서 실천한다는 건 말 그대로 코미디다.

2019년 정부부처 평가에서 외교부가 최하위에 머문 건 어찌 보면 필연이다. 각종 의전 사고 등이 영향을 미쳤겠지만, 정권의 눈치를 보며 적당히 때우는? ‘적당주의’의 처절한 결과다.

갈수록 커져가는 자국 이기주의와 미중간 경쟁, 한일 간 갈등 그리고

북한 문제까지, 현 정부의 외교적 역량은 연일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과거 외교부 안팎을 시끄럽게 했던 동맹파, 자주파 갈등보다 더 무서운 건 어쩌면 ‘적당주의’ 바이러스다.

이런 때일수록 다시 한 번 기본으로 돌아가 신발끈을 고쳐 매야 한다.
그 시작은 '인사가 만사다'란 말 속에 담겨 있다.

[정규해 외교안보팀장 / spol@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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