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 등 대선주자급 유력 인사들의 4·15 총선 전략배치 방안을 둘러싼 갈등이 오늘(11일) 최고조로 치닫고 있습니다.
한국당 지역구 국회의원 후보자 공천관리위원회가 홍 전 대표와 김태호 전 경남지사를 향해 "고향 출마를 포기하라"며 이날까지 답변을 요구했지만, 이들은 거부 의사를 고수하고 있습니다.
김형오 공관위원장은 지난 9일 홍 전 대표에게 서울 강북 험지 출마를, 김 전 지사에게 경남 험지 출마를 권유한 상태입니다.
한 공관위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답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큰 틀에서 함께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습니다.
공관위는 이들이 권고를 따르지 않을 경우 공천에서 배제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지만, 정작 당의 간판급 인사들을 스스로 잘라내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라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홍 전 대표는 통화에서 "지금 제게 서울로 올라오라는 것은 황교안 대표의 백댄서를 하라는 것"이라며 "정계 은퇴를 했으면 했지, 그렇게는 안 한다"고 강한 불만을 쏟아냈습니다.
홍 전 대표는 "내가 전과가 있나, 부패했나, 술을 먹고 운전했나. 단지 당의 대표급 인사가 고향에 출마한다는 이유로 이렇게 하고 있다"며 "당이 어떤 결정을 하는지 지켜보겠다"고 했습니다.
김 전 지사 역시 통화에서 "제 생각은 변화가 없다"며 "경선을 통해 고향에서 출마할 기회를 준다면 이후 부산·경남(PK) 지역으로 제 역할을 확대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습니다.
공관위가 김 전 지사에게 제안한 경남 험지는 고(故) 노회찬 전 정의당 의원의 지역구인 창원 성산과 민주당 우세 지역인 김해, 양산 등으로 알려졌습니다.
공관위 내부에서는 이들의 험지 출마가 성사되지 않을 경우 당이 이번 총선 승리 전략으로 공언한 대구·경북(TK)과 PK 등 영남권 '물갈이' 작업이 힘을 받기 어렵다는 우려가 나옵니다.
김 위원장도 전날 TK 지역 컷오프(공천배제)에 대해 "천천히 하겠다"고 밝히는 등 특정 지역 물갈이에 대한 당내 반발을 의식, 속도 조절을 하는 상황입니다.
다만 황교안 대표의 서울 종로 출마 선언과 합당이 예정된 새로운보수당 유승민 의원의 총선 불출마 선언 등으로 주요 인사들이 험지 출마를 거부할 명분이 옅어지고 있다는 관측도 있습니다.
그런 만큼 이날 홍 전 대표와 김 전 지사가 최종적으로 어떤 결정을 내릴지 주목됩니다.
앞서 당의 험지 출마 요구를 수용해 대구 수성갑 출마 의사를 접었던 김병준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세종 출마가 유력시되고 있습니다.
김 위원장은 전날 공관위 회의가 끝난 뒤 김 전 위원장을 두고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실장을 했고, 세종시를 설계하고 기획한 분"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이와 관련, 김 전 위원장 역시 공관위에서 세종 출마 제안이 올 경우 수용할 뜻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공관위는 주요 광역단체장 출신 인사들의 전략배치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당내에서는 인천 미추홀갑에 비공개 공천 신청을 한 것으로 알려진 유정복 전 인천시장을 '험지'인 인천 남동으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을 울산 북구로 배치하는 방안이 거론됩니다.
서병수 전 부산시장 차출론도 있습니다. 다만 서 전 시장은 통화에서 "당에서 연락을 받은 것은 없다"며 "만약 요청이 오면 고민해볼 것"이라고 했습니다.
한편, 전날 공관위 회의에서는 유승민 의원을 서울, 유정복 전 시장을 인천, 김무성 의원을 호남 지역의 선거대책위원장으로 각각 임명하는 방안이
한 공관위원은 통화에서 "당 대표나 광역단체장을 지낸 분들이 총선에서 권역별로 책임을 지고 바람몰이를 하게 하자는 차원"이라며 "유승민 의원은 특정 지역이 아니라 전체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