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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민 월북·경계 실패·코로나19까지…난처해진 남북한

기사입력 2020-07-27 07:00 l 최종수정 2020-07-27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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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앵커멘트 】
북한이 밝힌 탈북민의 월북 소식 파장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남북 모두 군 당국의 경계 태세에 구멍이 뚫렸다는 점에서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이는데요.
남북 정부를 모두 난처하게 만든 월북자에 대한 궁금증, 정치부 우종환 기자와 자세하게 얘기해 보겠습니다.


【 질문 1 】
우종환 기자, 월북한 탈북민이 24살 김 모 씨로 알려졌는데, 도대체 어떻게 북한으로 간 건가요?

【 기자 】
정확한 건 조사가 필요하니 지금은 추정만 할 수 있습니다.

육지보다는 바다로 갔을 가능성이 큽니다.

김 씨가 3년 전 탈북할 때도 바다를 통해 왔기 때문에 지리를 잘 알고 있고, 수영 실력도 있다는 걸 짐작해볼 수 있습니다.

최근 교동도 일대를 답사했다고 알려지기도 한 만큼 교동도를 통해 갔거나 김 씨가 거주했던 경기 김포시를 통해 월북했을 가능성이 나옵니다.

두 경로 모두 거리가 1, 2킬로미터 내외로 앞서 다른 탈북민들의 주요 탈북 경로로 알려진 곳입니다.


【 질문 2 】
목숨 걸고 탈북했을 텐데 다시 월북하게 된 이유가 뭘까요?

【 기자 】
앞서 리포트에서 보신 것처럼 지인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걸로 알려졌죠.

구속영장까지 발부된 상태에서 행방이 묘연해졌다고 알려지기도 한 상황입니다.

교도소를 가느니 차라리 북한으로 가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다고 추측해볼 수 있습니다.


【 질문 3 】
교도소에 가느니 차라리 북한으로 가겠다는 생각이었던 것 같은데, 다시 월북 경로 얘기를 좀 해보겠습니다.
아까 육지보다는 바다로 북에 갔을 가능성이 크다고 했는데, 헤엄쳐서 갔다는 얘기죠? 물살이 거셀 텐데 이게 가능한가요?

【 기자 】
육지에 군사분계선, 철책이 촘촘히 처져 있는 것과 달리 바닷가는 일일이 철책이 다 둘려 있지는 않습니다.

어업을 하는 어민도 있고, 배도 드나드는 만큼 섬을 봉쇄할 수는 없죠.

다만, 주요 해안 지점들은 군이 감시망을 형성하고 있고, 바다 위에도 군과 해경이 감시하고 있습니다.

김 씨가 수영을 잘하는 데다 앞서 탈북 당시 이용한 경로에 대한 지식이 있는 만큼 빈틈을 노린 걸로 볼 수 있는데요.

어쨌든 군 감시망이 뚫렸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 질문 4 】
북한 측 발표대로라면 김 씨가 월북한 건 지난 19일이고 정확히 일주일 전이란 말입니다.
그동안 군은 몰랐다는 건가요?


【 기자 】
북한 발표가 나온 뒤 군은 어제(26일) 오전까지 발표를 확인 중이라고만 했습니다.

그러다가 북측 발표 약 8시간 만에 "해당 탈북자를 특정해 확인하고 있다"고 입장을 내놨습니다.

정황상 월북 사실을 몰랐다가 북한 발표 뒤 뒤늦게 사실을 파악한 걸로 볼 여지가 있습니다.


【 질문 5 】
이런 군의 경계 실패 논란은 최근에도 있었지 않나요?

【 기자 】
네,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태안 앞바다를 통해 중국인들이 소형 보트로 최소 세 차례 밀입국한 사실이 확인됐는데 군이 레저보트로 오인한 일이 있었습니다.

지난해 6월에는 북한 소형 목선이 삼척항에 입항했는데 군이 레이더로 포착하고도 반사파로 오인해 논란이 됐었죠.

지난 2012년에는 강원 고성에서 북한군 병사가 군사분계선 철책을 넘어온 일명 '노크 귀순' 사건이 있었는데요.

당시 우리 군 초소를 노크할 때까지 철책을 넘은 걸 인지하지 못한 책임으로 사단장과 연대장 등이 보직 해임되는 문책을 당했습니다.

▶ 인터뷰 : 박성규 / 당시 육군 제1군사령관
- "군 기강이 문란해서 이와 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고 비치는 것에 대해 최고 지휘관으로서 정말 우리 부하들에게 미안할 따름입니다…."


【 질문 6 】
지금 논란이 되고 있는 게 앞서 리포트로 보도해 드렸지만 월북 제보를 경찰이 묵살했다는 한 탈북민의 주장인데, 이것도 파장이 예상되거든요.

【 기자 】
네, 앞서 보신 리포트에 나온 그 유튜버입니다.

이 유튜버는 김 씨 월북 추정일보다 하루 전인 지난 18일 관할 경찰서인 경기 김포경찰서 형사과를 찾아가 "김 씨의 월북 동향을 파악해 신고했지만, 경찰 측이 소관 부서가 아니라며 무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탈북민 동향을 관리하는 곳은 보통 경찰서 보안 담당이 하는데요.

유튜버 말이 사실이라면 신고를 받은 경찰 측이 해당 부서에 알리지 않고 묵살했다는 게 됩니다.

다만, 김포서 측은 해당 유튜버가 차량 절도 등 이야기만 했을 뿐 월북 얘기를 한 적은 없다는 입장으로 알려졌습니다.


【 질문 7 】
이번엔 북한의 난처한 입장 얘기해보죠.
우리뿐만 아니라 월북자가 들어간 북한 측의 경계도 뚫린 거죠?

【 기자 】
그렇게 보입니다.

북한 측도 이미 김 씨가 북한 내부로 들어간 뒤에야 월북 사실을 인지한 걸로 보이는 데요.

조선중앙통신은 해당 지역 전방부대의 허술한 전선 경계 근무 실태를 지적하고 엄중한 처벌 적용을 논의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경계 실패로 당황한 기색이 보이는 부분입니다.


【 질문 8 】
거기에다 월북자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고도 북한 측이 밝혔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크게 질타를 하는 듯한 모습도 나왔던데 북한이 상당히 민감한 것도 코로나 때문이라고 봐야 할까요?

【 기자 】
맞습니다.

앞서 북한은 그동안 코로나19 감염자가 0명이라고 주장해왔습니다.

자신들은 '코로나 청정국'이었다는 거죠.

그런데 이번에 월북한 김 씨가 코로나19 감염이 의심된다고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감염 가능성을 언급했습니다.

이어 접촉자 모두를 검사하고 개성시를 봉쇄했다고 발표했죠.

사실 그동안 북한 내부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많이 있을 것이라는 추측들이 나왔었는데요.

그렇다면, 이번 월북자와의 접촉으로 북한 주민들의 불안이 더 이상 숨기기 어려울 정도로 커졌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이 공개적으로 나선 것일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 질문 9 】
북한 내부 불안을 잠재우기 위한 거라는 거죠.
외부적으로는 남한에 배상을 요구할 가능성도 있다면서요?

【 기자 】
북한이 처음으로 공개적으로 코로나19 감염 가능성을 공개한 것과 그 대상이 월북자라는 것, 우연은 아닐 가능성이 있습니다.

코로나 청정국을 주장한 북한 입장에서는 이번 월북자 김 씨가 확진자일 경우 김 씨를 첫 코로나19 감염원으로 지목할 수 있는데요.

그 경우 김 씨의 월북을 막지 못한 남한 때문에 코로나19가 북한 내로 퍼졌다며 책임을 주장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여파로 북한 주민의 생활고가 심각한 상황에서 탈북민을 감염 원흉으로 몰고 가 민심 이반을 막으려는 의도가 보이는데요.

개성시는 그제 오후부터 완전봉쇄됐는데, 구역·지역별로도 다 막아버린 상황입니다.

앞으로 북한이 코로나19 방역을 이유로 전 주민에 대한 통제와 감시를 더욱 강화할 것으로 보입니다.

【 앵커멘트 】
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정치부 우종환 기자와 얘기 나눠봤습니다.

영상편집 : 오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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