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영선 씨의 죽음으로 예멘에서만 최근 석 달 사이에 다섯 명의 한국인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추가 테러 가능성이 여전하지만, 정부는 철수 권고 외에는 이렇다 할 대응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익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피랍 사흘 만에 주검으로 발견된 엄영선 씨.
지난 3월, 예멘의 시밤 유적지에서 한국인 관광객 4명이 자살 폭탄 테러로 목숨을 잃은 지 불과 3개월만입니다.
두 사건 모두 누가, 왜, 무슨 이유로 살인을 저질렀는지 알 수 없는 '묻지 마 테러'라는 점에서 정부 당국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정부는 일단 예멘 지역에 체류 중인 170여 명의 우리 국민에게 조속한 철수를 요청했습니다.
▶ 인터뷰 : 최종현 / 외교부 부대변인
- "국민 여러분께서는 정부가 위험지역으로 지정한 국가나 지역의 방문 또는 체류를 삼가 주실 것을 당부 드립니다."
하지만, 지난 3월 폭탄 테러 때도 예멘에서 철수한 숫자가 수십 명에 불과했다는 점에서 효과는 미지수입니다.
문제는 추가 테러 가능성입니다.
당장 피랍 사건이 벌어졌던 사다 지역에 한국인 7명이 체류 중입니다.
이들은 이번에 엄 씨와 함께 목숨을 잃은 국제봉사단체 사람들과 같은 단체에 소속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정부는 현재 강력하게 철수를 요구하고 있지만, 아직 아무런 답신도 받지 못한 상태입니다.
특히 이 단체가 특정 종교단체와 연관돼 있다는 얘기도 흘러나오고 있어 더욱 안전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입니다.
한편, 정부는 사다 지역이 위험하다는 이유로 대사관 직원 파견조차 기피하고 있어 국민 신변 보호 문제를 너무 안일하게 보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MBN뉴스 조익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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