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찌감치 서울시장 후보를 선언한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지지율 1위를 달리면서 야권 단일화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김동길 교수에 이어 홍준표 전 대표, 반기문 사무총장을 만나며 이른바 안철수 대세론 굳히기에 들어가는 모습인데요.
이런 모습을 바라보는 국민의힘 내부 사정은 복잡합니다. 정진석 공천관리위원장은 '선통합 후단일화'를 제안했지만, 김종인 비대위원장은 국민의힘 독자후보를 고집하고 있습니다. 김무성 전 대표는 안 대표의 위치를 인정하고 야권연대의 큰 틀을 만들자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김종인과 안철수 힘겨루기는 어떻게 될까요
■ 김종인 위원장의 노림수는
김종인 비대위원장의 행보를 살펴보면, 어느 누구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고 자극을 통해 경쟁력을 부추기는 전략입니다. 김 비대위원장은 원희룡 유승민 오세훈 등 대선 후보에 대해 쉴새없이 깎아내렸습니다.
동시에 40대 경제전문가를 언급하는가 하면 11월에는 꿈틀대는 후보가 나타날 것이라며 자극했습니다.
이같은 모습은 서울시장 후보도 마찬가지입니다. 김 비대위원장의 전략이 통했는지는 알 수 없지만, 수많은 후보를 만들어낸 것은 그 성과로 인정할 만 합니다.
안 대표에 대해서도 비슷한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필요없다며 유독 모질게 대하면서도 신년인사차 찾아온 안 대표와 만남을 갖는 방식입니다. 당내 중진들이 야권연대 가능성이 있는 만큼 안 대표에 대한 태도를 바꿔달라고 해도 요지부동입니다.
과연 김 비대위원장의 노림수는 무엇일까요
김 비대위원장은 우선 국민의힘 자체적인 후보가 있어야 협상의 주도권을 쥘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습니다. 안 대표 입장에서는 야권 단일화가 안 되면 기호 4번을 달아야 하고, 자칫 선거에 실패하면 정치인생이 끝날 수 있다는 부담을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됩니다.
또 한가지는 안 대표와는 과거 안 좋게 헤어진 경험이 있는 만큼 확실히 자기편이란 확신이 들지 않으면 굳이 지지할 필요가 없다는 생각이 강합니다. 특히 국민의힘 내부에서 안 대표를 옹호하는 세력이 김종인 비대위와 불편한 관계가 있다는 점도 눈여겨볼 부분입니다.
■ 안철수 대표의 아웃복싱
안철수 대표는 지지율 1위인만큼 서두르기 보다는 철저히 아웃복싱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김 비대위원장의 무시 전략에 휘말릴 필요가 없다는 것입니다. 국민의힘 당내외 인사들을 만나 자연스럽게 야권 단일화 분위기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안 대표의 강점이 중도세력 포용에 있는 만큼, 국민의힘과 행동을 통일하는 것이 유리하지 않다는 계산도 한몫 했습니다. 당에 들어갔다가 이용만 당할 수 있다는 점도 경계해야 할 포인트입니다.
과거 안 대표와 함께 했던 인사들은 안 대표가 국민의힘에 입당하거나 당대당 통합에 나설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내다봤습니다. 과거 박원순 시장 사례처럼 국민의힘 경선으로 후보가 선정되면 야권연대 경선을 통해 후보가 선출되는 방식이 가장 유력하다고 전망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는 숙제가 따릅니다. 국민의힘 경선이 한창 진행되는 동안 안 대표가 과연 지금의 지지율을 계속 유지할 수 있느냐는 것입니다. 조직이 없는 상태에서 계속 이슈를 끌어가기 쉽지 않고, 과거에도 안 대표는 처음에는 지지율이 높았지만 점차 떨어지는 패턴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김종인과 안철수의 힘겨루기는 막판까지 팽팽히 진행될 가능성이 큽니다.
안 대표 지지율이 계속 상승세를 탈 지 여부는 이번 설 연휴가 1차 분기점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다만 이 과정에서 안 대표와 같이 했던 정치인들이 안티 안철수에 앞장서고 있다는 점을 뼈아픈 대목입니다.
국민의힘에서는 후보 지지율 1위 나경원 전 원내대표가 얼마나 지지율을 끌어올
◆ 정창원 기자는?
=>현재 정치부 데스크.
1996년부터 기자 생활을 시작했으며, 2018년 10월부터 정치부장을 맡고 있습니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를 꿈꾸고 있으며, 균형감 있는 시선으로 정치 현안을 바라보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