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국회 개회 논란에 이어 비정규직법 개정안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여야 원내사령탑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서로를 인정하지 않는 여야 원내대표들의 행보 속에 대화와 타협은 사라져 버렸습니다.
보도에 엄성섭 기자입니다.
【 기자 】
혹시나 했지만 역시였습니다.
여야 원내대표로 안상수, 이강래 의원으로 확정되자 당 안팎에서는 전운이 감돈다는 평가가 이어졌습니다.
미디어법 등으로 여야 관계가 최악인 상황에서 여야 원내사령탑마저 초강성인 두 사람이 선출되면서 여야 관계가 최악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분석을 자아낸 것입니다.
이런 점을 감안해서인지 두 원내대표의 취임 일성은 한결같이 대화와 타협이었습니다.
▶ 인터뷰 : 이강래 / 민주당 원내대표(5월15일)
- "어떻게 국회가 전쟁터가 된다는 말입니까. 국회는 많은 사회적 갈등과 논의 과정을 토론을 통해서 협상을 통해서 녹여내는 용광로가 된다는 말씀 드립니다."
▶ 인터뷰 : 안상수 / 한나라당 원내대표(5월21일)
- "원만히 어떤 법안도, 서로 원만히 설득과 타협으로 해결될 수 있으리라고 봅니다."
하지만,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와 6월 임시국회 개회, 미디어법과 비정규직법 등 현안이 다가오자 대화와 타협의 원칙은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전략가를 자처하던 이강래 원내대표도 강성이 아니라 원칙주의자라고 강조하던 안상수 원내대표도 모두 외골수의 모습이 그대로 나타나면서 아직 단 한 건도 합의에 이른 것이 없을 정도입니다.
퇴로가 없는 벼랑 끝 전술 카드를 두 사람 모두 꺼내 들고 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안상수 / 한나라당 원내대표(6월22일)
- "정말 벽하고 대화하는 것 같습니다. 가끔 저도 벽하고 앉아서 쳐다보면서 생각도 해봅니다만 나는 그런 벽하고 대화를 해본 적이 지금까지 없습니다."
▶ 인터뷰 : 이강래 / 민주당 원내대표(6월22일)
- "한나라당 안상수 원내대표와 대화를 하면서 처지가 참 딱했습니다. 만날 때마다 똑같은 말씀 반복하시는 것을 보고 참으로 곤궁하구나."
결국, 비정규직법 개정안이 해법을 찾지 못하고 헤매는 것도 양당 원내사령탑의 탓을 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문제는 비정규직법 개정안이 처리되더라도 미디어법을 놓고 또다시 두 사람이 맞설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대화와 타협이 없는 두 원내 사령탑의 행보 속에 민의의 전당인 국회에서는 파열음만 커지고 있습니다.
MBN뉴스 엄성섭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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