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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보궐선거 복기…"언론·포털도 문제"

기사입력 2021-04-08 11:55 l 최종수정 2021-04-08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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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의 뉴스공장 / 사진 = TBS 홈페이지 캡쳐
↑ 김어준의 뉴스공장 / 사진 = TBS 홈페이지 캡쳐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을 진행하고 있는 방송인 김어준 씨는 보궐선거 결과와 관련해 “멘붕”이라면서 “이 결과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지 참담하다”는 심경을 밝혔습니다.

이어 “결국 자신의 재산을 지키기 위한 대한민국 서울시민과 부산시민의 선택”이라고 규정하고 “누굴 탓하겠습니까, 다시 밭을 갈아야죠”라고 적었습니다. ‘재산을 지키기 위한 선택’을 다소 잘못된 일로 질타하는 뉘앙스로 읽힙니다. 대한민국 헌법 제23조 1항은 ‘모든 국민의 재산권은 보장된다. 그 내용과 한계는 법률로 정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오늘(8일) 뉴스공장 방송에서는 대략 24분에 걸쳐 이번 선거결과에 대한 자신의 분석을 내놓기도 했습니다.

우선 “큰 선거는 개별 요소들이 합쳐서 결과를 내는 것이 아니라 ‘메가 트렌드’, 마음의 큰 흐름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어 “그런 큰 흐름, 마음이라는 것이 결핍을 메우는 방향으로 흐르게 돼 있다”면서 “그 결핍, 해소되지 않은 감정은 사라지지 않는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면서 이번 선거에서 ‘가장 큰 결핍, 해소되지 않은 감정’을 가진 유권자가 보수 지지층이었다고 분석했습니다. 연속된 선거 패배로 누적된 좌절과 결핍이 부동산이라는 가면을 쓰고 ‘보복투표’로 나타난 것이 이번 선거라는 것입니다. 근거로 ‘오세훈 셀프보상’과 ‘박형준 엘시티’를 들었습니다. 김 씨는 “부동산이 정말 원인이었으면 예를 들어서 오세훈 셀프보상, 박형준 엘시티가 치명적이었어야 한다”면서 “LH는 흔히 말하는 트리거, 방아쇠 역할을 했지 가장 강력한 동력원은 결핍을 메우려는 마음의 흐름이었다”고 했습니다.

언론과 포털에도 화살을 돌렸습니다. 김 씨는 “언론은 한 마디로 시시해졌다. 기자가 직장인이 됐다”며 “예를들어 내곡동이나 엘시티는 언론이 가장 좋아하는 류의 소재인데 안 했다”고 지적했습니다. 또 “포털은 중요 뉴스를 노출하지 않는 방식으로 여론에 깊숙이 들어왔다”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선거국면 전체를 통틀어 국면전환 기회는 한 번 정도 있었다”며 “KBS의 내곡동 측량현장 보도, 굉장히 결정적인 보도였는데 이 기사를 포털이 이틀 동안 싣지 않았다”고 지적했습니다. 김 씨는 또 “여론조사를 공표하지 않는 기간동안 사실 여론은 크게 움직인다”면서 “이번 기간에는 여론이 꼼짝도 하지 않았다. 그만큼 표심을 자극할 뉴스가 배달이 안 된 것”이라고 포털에 문제를 제기했습니다.

앞서 KBS는 오세훈 당시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의 '내곡동 땅' 의혹과 관련해 2005년 오 후보의 처가에서 땅을 측량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문제가 된 내곡동 땅은 2009년 11월 보금자리 주택지구로 수용되면서 오 후보의 부인과 처가가 36억 5천만 원을 보상 받았습니다. 오 후보는 이 땅의 존재나 위치, 개발지구 포함 여부를 알지 못했다고 해명한 바 있었는데, 처가에서 2005년 6월 땅을 측량한 사실이 있다는 것이 보도의 핵심입니다. 처가가 측량한 땅의 존재조차 몰랐다는 해명의 설득력이 크게 떨어지면서, 선거운동기간 여권에서는 오 후보가 거짓말을 하고 있다며 맹공을 퍼붓기도 했습니다. 이른바 ‘생태탕’ 역시 이 과정에서 등장한 것입니다.

생태탕집 관계자들은 오 후보가 당시 페라가모 구두를 신었다는 등 구체적인 정황을 언급하며 오 후보가 ‘내곡동 땅’ 현장을 방문했다고 증언했습니다. 이들의 증언은 선거 이틀 전이었던 지난 5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다뤄지기도 했습니다. KBS의 보도와 김어준의 뉴스공장 인터뷰는 지금도 포털 검색으로 찾아볼 수 있습니다.

더불어민주당 자체적인 패배 요인도 지적했습니다. 김 씨는 “민주당은 이번 선거를 여러번 치러왔던 선거처럼만 대했다. 평상시처럼 치렀다”면서 “국민의힘이 훨씬 더 절박했고 치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재난지원금 문제에 있어서도 “저는 이것을 보편지급을 꼭 했었어야 한다고 본다”며 “정치인에 권력을 줬을 때 효능감으로 보답을 해야된다. 선별지급은 그 정치적 효능감이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여당이 추진한 재난지원금 지급에 대해 야권에서는 정부 예산을 활용한 매표행위라고 비판한 바 있습니다. 아울러 “국민의힘의 단일화가 극적이었다면 민주당의 단일화는 큰 민심의 바다에서 보자면 같은 편끼리의 소꿉장난 같은 것”이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한편, 이번 선거 패배의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김 씨는 “메가 트렌드라고 얘기를 했는데 대선 정도가 원래 메가 트렌드”라며 “이번에는 보수 지지층이 대선에 나오듯이 나왔다. 총집결했다고 본다”고 했습니다. 국민의힘의 보궐선거 득표 수준이 보수층이 얻을 수 있는 거의 최대치에 가깝다는 것입니다. 그러면서 “폭발하지 않는 감정 같은 것은 없다. 저절로 사라지지 않는다”면서 “만약에 대선에서 이 ‘보복투표’와 마주했다면 민주당은 무슨 수를 써도 못 이겼을 것”이라고 관측했습니다. 아울러 “이렇게 크게 져서 그것(유권자 분노 감정)도 해소되고 내부적으로도 충격을 받게 된다”며 “그것을 이제 잘 정리하느냐의 문제가 남은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여당이 이번 선거 패배를 교훈삼아 향후 유권자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면, 대선을 위한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됩니다.

정치권에서도 선거결과에 대한 반응이 이어졌습니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은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의 결정을 무겁게 받아들인다”며 “4.7 재보선으로 표현된 민심을 겸허하게 수용한다”는 뜻을 밝혔습니다. 그는 “국민의 실망과 분노를 제대로 헤아리지 못했다”며 “저희들이 부족했다”고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문재인정부 첫 국무총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선거대책위원장으로서 제가 부족했다”고 자세를 낮췄습니다.

김종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퇴임 기자회견에서 "국민의 승리를 자신들의 승리로 착각하지 말라"고 강조했습니다. 국민의힘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며, 낡은 이념정치와 영남 패권주의를 버려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또 "개혁의 고삐를 늦추면 정권교체와 민생회복을 이룩할 천재일우의 기회는 소멸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윤희숙 국민의힘 의원은 이번 선거에 대해 “패자는

여당이되 승자는 분명치 않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상식적으로 좀 살자’는 국민의 분노가 그간 폭주하던 여당에 견제구를 날렸을 뿐, 야당의 존재감은 여전히 약하다”고 진단했습니다.

대선까지 1년, 승자는 없고 패자만 있는 선거를 통해 여야 양당이 모두 무거운 숙제를 받아 들었습니다.

[ 신동규 디지털뉴스부 기자 / easternk@mbn.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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