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신일 회장이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구명을 약속했다는 증언이 나왔습니다.
이광재 의원 공판에서는 박 전 회장의 돈을 받고도 기소되지 않은 정치인들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습니다.
천상철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천신일 회장이 세무조사 무마 로비에 이어 박연차 전 회장의 구명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습니다.
천 회장 공판에 증인으로 나온 태광실업 전무 최 모 씨는 "천 회장이 박 전 회장의 석방을 도와주겠다고 약속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최씨는 천 회장이 지난해 8월 태광실업 세무조사 당시 "걱정하지 말고 충실하게 세무조사를 받아라. 한상률 국세청장을 잘 알고 있어 여러 번 잘 봐달라고 말했다"고 증언했습니다.
하지만, 박 전 회장이 풀려나지 않자 지난 2월에 만났을 때는 "자신이 힘이 없다며 미안하다고 말했다"고 덧붙였습니다.
이에 대해 천 회장의 변호인은 "같이 노력해 보자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었을 것"이라고 반박했습니다.
불법자금 수수 혐의로 기소된 이광재 의원 공판에는 박 전 회장의 자금관리를 맡아온 여비서 이 모 씨가 처음으로 출두했습니다.
이 씨의 달력과 다이어리에는 박 전 회장이 어떤 정관계 인사들과 언제 어디에서 만났는지가 적혀 있어 수사의 중요한 단서가 됐습니다.
이 씨는 "2006년 4월 17일 탁상달력에 '롯데호텔 38층 이'라고 적은 것은 이 의원과의 만남을 의미한다"면서도 "이 의원을 위한 돈을 준비하라고 지시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 의원의 변호인은 "검찰이 만든 리스트에 다른 의원이 2명 더 있다는 걸 알게 됐는데 이들은 기소되지 않았다"고 주장했습니다.
한편, 박 전 회장에게서 4억 원 가량의 금품을 받고, 대통령 특수활동비 12억여 원을 횡령한 혐의로 구속 기소된 정상문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에는 징역 6년, 추징금 16억 여 원의 중형이 선고됐습니다.
MBN뉴스 천상철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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