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29일 '걸어갈 길' 말씀드릴 것"
항일 독립투쟁의 상징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 예정
국민의힘 입당 여부 주목
항일 독립투쟁의 상징 윤봉길 의사 기념관에서 대선출마 선언 예정
국민의힘 입당 여부 주목
↑ 지난 9일 서울 중구 남산예장공원 개장식 겸 이회영기념관 개장식에 참석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가운데) / 사진 = 매일경제 |
오는 29일 대선출마 선언을 할 것으로 보이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장소를 '매헌 기념관'으로 정했습니다. 그간 두문불출하며 '전언 정치'로 피로감이 쌓이고 있다는 목소리가 나오던 차에, 국민을 향해 처음으로 직접 목소리를 내기로 한 것입니다.
매헌 기념관 어떤 곳?
↑ 매헌 기념관 홈페이지 캡쳐 / 사진 = 매헌 기념관 홈페이지 |
매헌 기념관은 1988년 12월 1일, 매헌윤봉길의사기념사업회 주관으로 국민 성금을 모아 서울 서초구 양재동 시민의 숲 안에 건립했습니다. 2016년 1월 1일 국가보훈처 소유로 이관돼 건립 30주년이었던 지난 2018년, 시설 현대화 작업을 거쳐 재개관 했습니다.
약 6500여㎡ 부지의 3개층 건물에 중앙홀과 제1·2전시관으로 구성돼 있으며 윤 의사의 생애와 항일 독립운동 과정이 전시돼 있습니다. 1908년 충청도 예산 덕산면에서 태어난 윤 의사는 25살 되던 해인 1932년, 중국 상하이 홍커우 공원에서 열린 일왕 생일 기념식에서 일제 수뇌부가 모인 단상을 향해 폭탄을 던졌습니다. 같은 해 일본 땅에서 사형선고를 받고 12월 19일 순국했습니다.
"헌법정신 이어나가겠다는 의지"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건립된 매헌 기념관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한다는 점에서 장소 선정의 배경에 관심이 쏠립니다.
윤 전 총장 측은 "매헌 기념관은 대한민국 독립의 밑거름이 된 독립운동가 윤봉길 의사의 숭고한 애국정신을 기리는 곳"이라며 "우리 선조들이 목숨을 바쳐 만든 대한민국 건국의 토대인 헌법정신을 이어나가겠다는 의지를 국민들께 보여드리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대한민국 헌법 전문에는 "유구한 역사와 전통에 빛나는 우리 대한국민은 3·1운동으로 건립된 대한민국임시정부의 법통과 불의에 항거한 4·19민주이념을 계승하고"라고 명시돼 있습니다.
윤 전 총장의 첫 공개 행보 장소 역시 항일투쟁에 투신했던 우당 이회영 선생 기념식이었습니다. 두 독립운동가가 표상하는 '애국'과 '정의', '자유' 등의 가치를 담아내겠다는 뜻으로 해석됩니다.
윤봉길 의사가 항일투쟁에 투신하면서 남긴 "장부가 집을 나가니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는 말은 유명합니다. 우당 선생은 "자유와 평등의 사회원리와 민족자결원칙에 의하여 독립될 한민족의 내부구조도 반드시 이 원리가 그대로 적용되어야 한다"는 말을 남긴 바 있습니다.
국민의힘 입당할까
↑ 윤석열 전 검찰총장 / 사진 = 매일경제 |
윤 전 총장이 공식 출마선언을 하게되면 국민의힘 입당 여부는 더욱 주목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앞서 첫 공개행보 때는 입당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제가 걸어가는 길을 보시면 차차 아시게 되지 않겠나 싶다"고 답한 바 있습니다. 이번 출마선언 메시지에서 "제가 앞으로 걸어갈 길에 대해 말씀드리겠다"고 밝힌만큼, 입당 여부에 대한 발언도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힘으로서는 윤 전 총장이 입당하고 야권 대선주자들을 모아 경선을 치를 경우 큰 흥행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후보 단일화의 불확실성을 줄일 수 있다는 점도 장점입니다.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입당 후에도 현재의 야권 대선주자 1위의 입지를 지킬 수 있을지가 관건입니다. 노련한 정치인들이 즐비한 정당 안에서 부대끼기 보다는, 자체 조직을 정비해 최대한 몸값을 높이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여러 대선주자 중 한 사람이 될 것이 아니라, 국민의힘 경선 후 야권 대선주자 1위로서 단일화에 나서는 편이 나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박동원 폴리컴 대표는 "한다 안 한다 이야기는 조심스러울 것"이라며 오는 29일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여부에 대해 명확하게 결론내지 않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습니다. 여의도 분위기상 입당을 결정하려면 사전 접촉 등 의사를 타진하는 과정을 거치는데,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당 후보로 나오는 것 자체는 기정사실"이라며 "사태를 관망하면서 선 입당 후 경선과 경선 후 단일화를 결정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윤 전 총장 입장에서는 오는 9월로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경선 결과를 보고 전략적으로 움직이는 것이 낫다고 판단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배종호 세한대 교수 역시 29일 출마선언에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입당 여부를 밝힐 가능성을 낮게 봤습니다. 입당 시 최근 불거진 '윤석열 x파일'과 관련해서 벌어질 내부의 검증 과정을 감당하기가 더 어려울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배 교수는 "
윤 전 총장이 지지율 야권 1위라는 현재의 입지를 계속 지켜나가는지가 관건이라는 데에는 두 전문가의 의견이 일치했습니다.
[ 신동규 기자 / easternk@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