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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책 대신 정쟁만…'3번' 파행 끝에 결국 자정 넘긴 외통위 국감

기사입력 2022-10-05 07:39 l 최종수정 2022-10-05 07:40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부터 김정숙 여사 인도 방문 지적까지
"외교참사" vs "정치참사"…여야 의원들 고성 오간 국감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외교부 간부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 박진 외교부 장관과 외교부 간부들이 4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외교부 국정감사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윤석열 정부 국정감사 첫 날인 4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의 외교부에 대한 국정감사는 파행을 거듭한 끝에 결국 자정을 넘긴 후에야 산회했습니다.

여야는 박진 외교부 장과의 국감장 퇴장 문제와 윤 대통령 '비속어 논란' 영상 재생 문제를 두고 첨예한 대립각을 세웠습니다.

오전에 회의가 개시되자마자 민주당 의원들은 윤 대통령의 순방외교를 '외교참사'라고 규정한 뒤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하며 박 장관을 몰아붙였습니다.

가장 먼저 의사진행 발언을 신청한 야댱 간사 이재정 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정권의 빈손 외교, 굴욕외교, 심지어 막말 외교에 대한 국민의 분노가 하늘을 찌르고 정권에 대한 기대감도 바닥에 떨어진 상태"라며 박 장관에 대한 회의장 퇴장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국민의힘 간사 김석기 의원은 "해외 순방에서 많은 성과를 거두고 돌아온 박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을 일방적으로 통과시킨 것이야말로 정치 참사"라며 박 장관을 옹호했습니다.

윤 대통령의 이번 해외순방 일정 중 있었던 한미·한일 정상회담에 대한 지적도 쏟아졌습니다.

민주당 윤호중 의원은 "한미 정상회담은 일정을 구걸하다시피 해서 잠깐 48초 대면했고, 한일 정상회담은 일본 유엔 대표부 건물까지 쫓아가 태극기 하나 없는 빈방에서 사진을 찍고 30분간 몇 마디하고 돌아왔다"면서 "그야말로 굴욕적인 외교"라고 비판했습니다.

같은 당 이상민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 뒤꽁무니를 쫓아다니는 모습처럼 비쳤다"면서 "우리도 자존감 있는 국민들인데, 그런 모습을 바라봐야 하나"라고 질타했습니다.

그러자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기시다 후미오 총리는 당시 회담을 생산적이고 뜻깊다고 했다"면서 "국감을 난장으로 만들 거냐"고 반발했습니다.

이어 과거 문재인 정부 사례를 언급하며 "문 대통령이 취임 직후 2017년 중국에 3박 4일 다녀왔을 때 10끼 중 8끼를 '혼밥'하셨다. 우리나라 취재기자가 중국 공안들에게 두들겨 맞아 기절하기도 했다"면서 "이런 걸 외교참사라는 것"이라고 맹비난했습니다.

결국 윤재옥 외통위워장은 국감 시작 30여 분 만에 정회를 선언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관련 동영상 상영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간사와 국민의힘 김석기 간사가 상의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관련 동영상 상영을 두고 더불어민주당 이재정 간사와 국민의힘 김석기 간사가 상의하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여야는 오후 2시에 재개된 국감에서 민주당 의원들이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영상 상영을 요청하면서 또 다시 맞붙었습니다. 해당 영상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논란을 풍자한 영국 BBC 시사코미디 프로그램입니다.

윤 위언장은 "영상 재생을 위해서는 여야 간사 간 합의가 필요하다"고 막아섰고, 이에 민주당 의원들은 "사전 검열"이라면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항의했습니다. 여야 간 고성이 오가고, 대립이 극심해지면서 오후 국감도 결국 개의 40여 분 만에 또 다시 정회됐습니다.

박 장관에 대한 질의는 오후 4시 국감이 다시 속개된 뒤에야 가까스로 이뤄졌습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바이든 대통령과의 '48초 회담'을 언급하며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문제든 한미 통화스와프 문제든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에 박 장관은 "시간은 짧지만 핵심적인 이야기는 다 했다"고 반박했습니다.

김홍걸 무소속 의원은 윤 대통령의 비속어 논란 음성을 반복해서 들려주며 대통령실이 해명한 '날리면'이 아닌 '바이든'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문재인 전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인도 단독 방문에 대한 국민의힘 측의 공세가 이어졌습니다.

정진석 비대위원장은 2018년 김정숙 여사의 인도 단독 방문을 한국 측이 먼저 요청했다는 TV조선 보도를 소개하며 "이런 외교는 무슨 외교인가. 영부인의 세계일주 꿈을 이뤄준 '버킷리스트 외교'인가"라고 맹비난했습니다.

그러자 야당에서는 반발이 쏟아졌습니다. 김경협 민주당 의원은 "제대로 알고 질의를 하든가, 도대체 왜 그렇게 비열하게 질문을 하나"라고 따졌습니다. 이외에도 야당 의원들은 당 대표급 인사가 해서는 안 되는 발언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정 비대위원장도 "당 대표가 외 나오냐 외통위원으로서 질의한 것"이라고 반박했고, 위원장 중재에도 분위기가 수습되지 않자 오후 10시 45분쯤 3번째로 국감을 정회했습니다.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관련 영상을 보여주지 못하자 노트북 음성을 마이크로 틀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 무소속 김홍걸 의원이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관련 영상을 보여주지 못하자 노트북 음성을 마이크로 틀고 있다. / 사진 = 국회사진기자단

국감은 오후 11시 40분께 간신히 다시 열렸지만 일부 의원들은 이미 국감장을 떠난 상태였습니다.

속개 후 조정식 민주당 의원은 정 비대위원장의 '김정숙 여사' 지적에 대해 "인도 측에서 문재인 전 대통령을 초청했으나 문 전 대통령이 갈 수 없었고, 이에 인도 측이 김 여사에게 대신 제안한 것"이라면서 "정치적으로 왜곡하지 않길 바란다"고

반박했습니다.

파행이 거듭된 이날 외통위 국감은 차수 변경을 통해 자정을 넘겨 5일 오전 0시 40분에 종료됐습니다.

국감 첫날부터 여야 의원들은 거시 정책을 논의하고 지적하기보다는 전·현 정부에 대한 공방으로 난전을 이루며 '진흙탕 국감'이었다는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최유나 디지털뉴스 기자 chldbskcjstk@mb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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