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한미 관계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킨 '코리아게이트' 사건 기억하시는지요.
박정희 정권 시절 미국 의원들에게 로비를 했던 '동양의 개츠비' 박동선 씨가 향년 89세로 별세했습니다.
이라크로부터 뇌물을 받아 징역형을 받는 등 부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활동을 하면서 항상 애국정신을 강조했다고 유가족들은 설명했습니다.
김세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1970년대 한국 대통령 박정희가 직접 지휘하는 한국 요원이 미국 의회 관리들에게 기부금을 지급했다.
1976년 10월 24일 미국 워싱턴포스트지 1면 보도로 '코리아게이트'는 시작됐습니다.
코리아게이트의 중심이었던 재미 사업가 박동선 씨가 앓던 지병 악화로 89살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 인터뷰 : 박대식 / 박동선 씨 사촌 조카
- "부정적인 면도 많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돌아가신 그분 자체가 애국하는 마음으로 일을 하셨기 때문에. 아주 열심히 사셨습니다. "
박 씨는 1935년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나 17살에 미국으로 건너갔습니다.
졸업한 조지타운대학에서는 최초의 아시아인 학생회장을 지냈고, 워싱턴DC에서 유일한 사교클럽인 조지타운클럽을 만들어 정계 인사들과 교류했습니다.
코리아게이트 사태 당시 미국에서는 반한 여론은 물론 특별검사팀이 꾸려져 조사가 이뤄졌습니다.
박 씨는 미 의회 공개 청문회에 직접 출석해 자금 제공을 인정하면서도 한국 정부와는 관련이 없다고 증언했습니다.
이후 미국에서는 현직 의원 1명이 유죄 판결을 받았고 나머지 의원 7명은 징계를 받는 것으로 사건은 마무리됐습니다.
박 씨는 2006년 이라크로부터 250만 달러를 받은 혐의로 미 검찰에 기소돼 징역 5년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MBN뉴스 김세희입니다. [saay@mbn.co.kr]
영상취재: 안지훈
영상편집: 박찬규
그 래 픽: 유영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