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권의 추경 편성 압박에 국민의힘은 상반기 예산 집행 상황부터 보자며 선을 긋고 있죠.
그런데 정작 정부에선 추경 필요성을 시사하는 발언이 잇따라 나오자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국은행을 직접 찾았습니다.
추경을 언급한 이창용 총재의 속사정이 뭔지 직접 듣겠다는 건데, 어떤 말들이 오갔을까요.
유호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금융시장 동향과 이창용 총재의 발언 배경을 듣고자 찾았다며 한국은행 방문 배경을 밝혔습니다.
▶ 인터뷰 : 권성동 / 국민의힘 원내대표
- "(이창용 총재가) 활발하게 의견 개진하고 있는 부분에 대해서도 속사정이 뭐고 그런 발언이 나오게 된 배경이 무엇인지에 대해 진솔한 대화를 나누기 위해…."
지난 16일 이 총재가 경제성장률 하락을 우려하며 가급적 빠른 추경 편성을 요구한 발언을 겨냥한 겁니다.
▶ 인터뷰 : 이창용 / 한국은행 총재(지난 주)
- "성장률 떨어진 것을 완화시키는 정도로 (추경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겠느냐. 시기 면에서는 가급적 빨랐으면 좋겠다."
이 총재에 이어 최상목 권한대행까지 추경 필요성을 시사하자 여당은 강하게 반발했습니다.
송언석 기재위원장은 한은 방문에 앞서 입장문을 내고 "이재명 대표의 정치적 압력에 굴복한 결과"라고 비판했습니다.
간담회를 마친 국민의힘은 한은과 의견 간극이 크지 않다는 것을 확인했다며 1분기 예산의 조기 집행이 우선이라는 방침을 강조했습니다.
▶ 인터뷰 : 박수민 /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 "(이 총재께서는) 추경을 먼저 하자보다도 추경에 대한 계획이 가시화되어야 대외 신인도에 좋다. 알려진 거랑은 간극이 있다…."
여당 내에서도 재정 투입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시기를 둘러싼 주도권 싸움 이면에는 지금의 탄핵 국면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민생지원금에 중점을 둔 민주당표 추경에는 선을 긋는 동시에 예산 편성권을 가진 정부와 발맞춰 민생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계산으로 풀이됩니다.
MBN뉴스 유호정입니다.
영상편집 : 오혜진
그래픽 : 박경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