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가 최악의 산불로 고통받고 있을 때 한국은 긴급구호대를 파견해 모든 캐나다인들이 감동했습니다"
1년 6개월 전 캐나다에 큰 산불이 났습니다. 한국은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산불 진화 긴급구호대'를 보냈습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우리 대원들이 한 달 동안 사투를 벌이고 귀국하는 수송기에 깜짝 방문해 감사함을 표했습니다.
시간이 흘러 한국에 대형 산불로 큰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다른 나라의 구호 지원은커녕 의례적인 정상들의 외교적인 코멘트도 듣기 어려웠습니다. 외교가 관계자는 "탄핵 이후 국제 사회가 한국을 바라보는 시각을 대변하는 것 아니겠느냐"라며 "한국이 국제 사회에서 존재감을 잃고 잊혀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한숨을 쉬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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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종로구 광화문 일대에서 윤석열 대통령 찬반 집회가 열리고 있다. 2024년 3월 29일. 출처 : 연합뉴스 |
시선을 나라 밖에서 안으로 돌리면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탄핵 국면이 100일이 넘게 진행되면서 시민들은 극단으로 갈라졌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오늘(4일) 오전 탄핵 선고가 예정돼 있습니다. 온 사회가 결과에 관심이 쏠려 있지만, 오히려 선고 직후를 생각하면 눈앞이 깜깜해집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반대편에서 수긍하기 쉽지 않아 보이기 때문입니다. 갈등을 해소해야 할 정치권은 갈등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한덕수 총리의 탄핵소추안이 기각되자 국민의힘 의원은 주먹을 불끈 쥐었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선거법 항소심 (무죄) 판결문 내용이 실시간으로 전달되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환하게 웃었습니다. 산불 재난이 한창인데도 정치인들이 표정 관리할 필요조차 없는 세상이 됐다는 생각에 씁쓸해졌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등장 이후 미국 사회의 갈등 양상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트럼피즘은 유색 인종을 잠재적 범죄자로 간주합니다. 다른 편에 있는 사람을 더는 함께 살아가야 할 공동체 구성원으로 생각하지 않는 겁니다.
가수 스티비 원더는 지난해 과열된 미국 대선 과정에서 분열된 사회를 바라보며 새 노래를 발표했습니다. 국내 정치와 사회 뉴스를 볼 때마다 답답함을 넘어 좌절감까지 들었지만, 이 노래를 들으면 미력하나마 희망이 생기는 기분이 들었습니다.
Can We Fix Our Nation's Broken Heart by Stevie Wonder
Cause if we listen to different thoughts and points of views
우리가 다른 생각과 관점에 귀를 기울인다면
All my brothers and sisters, we don't have to lose humanity,
모든 형제 자매들이여, 우리는 인간성을 잃을 필요가 없어
we're family So can we please fix our nation's broken heart?
우린 가족이야. 그러니 우리나라의 상처입은 마음을 고칠 수 있을까?
We've come together with purpose far bigger than you and me
우리는 너와 나보다 훨씬 더 큰 목적을 가지고 함께 모였어
Don't have no time for hatred and negativity
증오와 부정에 빠져 있을 시간이 없어
It's you and me We hold the key
너와 나, 우리가 그 열쇠를 쥐고 있어
So tell me please Can we fix our nation's broken heart?
그러니 제발 말해줘. 우리나라의 상처 입은 마음을 고칠 수 있을까?
I know and you know. We must fix our nation's broken heart
나도 알고 너도 알고 있어. 우리는 꼭 우리나라의 상처받은 마음을 바로잡아야 해
'그들은 그 후로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는 문구는 동화에서나 가능한 얘기일 뿐 현실에 적용될 수 없습니다. 비상계엄과 탄핵 국면이 미친 후유증을 생각하면 헌재 선고는 끝이 아
[이성식 기자 mods@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