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사이다를 쥔 이재명, 물음표를 띈 이준석, 열차를 타고 있는 김문수 후보의 모습입니다. 각 인물의 상징적 모습에는 어떤 숨은 의미가 담겨 있을까요? / 챗gpt가 생성한 이미지입니다. |
대선이 가까워질수록 후보들의 유세는 더욱 거세지고, 서로를 향한 공세 수위도 날로 높아지고 있습니다. 각종 분야에 대한 공약도 쏟아지며, 후보들은 마지막까지 민심을 잡기 위한 총력전에 돌입한 모습인데요. 하지만 이 치열한 경쟁의 한가운데서, 정작 유권자들은 어떤 반응을 보이고 있을까요?
TV, 유세 현장보다 더 빠르게 민심이 움직이는 곳이 있습니다. 바로 온라인 댓글입니다. 유튜브, 포털사이트 기사, 각종 커뮤니티에 쏟아지는 수많은 댓글 속에는 지지와 비판, 기대와 불신이 얽혀 있고, 종종 가장 거침없는 감정이 담겨 있기도 하죠. 그렇다면 이 텍스트 속에 담긴 민심은 지금 어디를 향하고 있을까요?
그래서 AI가 나섰습니다.
챗GPT-4o는 대선 후보들을 둘러싼 댓글 약 100만 건을 유튜브, 포털 뉴스, 커뮤니티 등에서 수집한 뒤, KoBERT 기반 모델과 GPT 분석을 통해 감정을 분류하고 의미 있는 키워드를 추출했습니다. 욕설과 이모지는 필터링하고, 중복 댓글도 제거했습니다.
결과는 꽤 흥미로웠습니다. 사람보다 냉정한 AI는 온라인 민심 속에서 어떤 감정의 결을 포착했을까요? 그 감정의 방향이 과연, 민심의 흐름과 맞닿아 있는지 확인해 보시죠.
긍정률 42%, 부정률 48%, 중립 10%로, 응원과 불신이 팽팽하게 맞섰습니다.
누리꾼들은 '믿음직한 추진력'과 '두려움' 사이에서 복잡한 감정을 드러냈습니다. 대표 키워드는 '사이다', '욕설' 등이었고, "무섭지만 믿는 사람은 확실히 믿음"이라는 댓글이 가장 많은 공감을 받았습니다.
가장 '칭찬이 많았던 날'은 5월 16일 군산 유세 현장이었습니다. "경제 대통령", "지역 균형 발전" 등의 메시지를 전달했고, SNS에는 유세 영상이 퍼지며 호응을 얻었습니다. 댓글에서도 "말이 막힘이 없다", "메시지가 분명하다"는 긍정적 반응이 두드러졌습니다.
반대로 비판이 가장 많았던 날은 5월 18일, 첫 TV토론 직후였습니다. 이준석 후보의 공세에 "극단적이다", "너무 단순하다" 등의 말로 회피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는 비판이 급증했습니다. "논리는 있지만 공감은 없다", "답변이 정치적"이라는 댓글이 다수 올라왔습니다.
긍정률 28%, 부정률 65%, 중립 7%로, 다른 후보들에 비해 부정 댓글이 많았습니다.
김문수 후보는 전반적으로 구시대적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원칙주의자', '일관성', '소신', '옛날사람', '보수꼰대' 같은 키워드가 빈번히 등장했습니다.
가장 많이 공감을 받은 댓글은 "미래로 가는 열차에 탑승하지 못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월 6일 경북 경주 APEC 현장 방문 당시에는 비교적 호의적인 반응이 나타났습니다. "정체성이 일관되고, 현장을 챙기는 모습이 보기 좋다", "요즘 정치인 중 진심 있어 보인다"는 댓글이 눈에 띄었습니다.
그러나 5월 18일 TV토론 직후, 과거 노동 관련 발언이 재조명되면서 비판 여론이 폭발했습니다. 특히 고용노동부 장관 시절 그가 했던 '반노동' 발언이 다시 회자되면서 과거 언행이 집중적으로 공유됐습니다. 결국 이날 김문수 후보는 본인의 발언보다는 이전에 쌓인 인식과 이미지로 인해 비판 댓글이 폭주했습니다.
긍정률 50%, 부정률 45%, 중립 5%로, 전체적으로 호기심과 혐오가 엇갈렸습니다.
"싫은데 말은 잘해… 이게 더 짜증남"이라는 댓글이 이를 잘 보여줍니다. 대표 키워드로는 '젠더', '천재', '재수없다', '토론잘함', '이대남' 등이 꼽혔습니다.
그가 가장 많은 칭찬을 받은 날은 4월 11일 선거대책위 출범일이었습니다. 이날 대구 출근길 인사를 진행한 뒤 기자들과 만나 "기득권 세력에 당하지 않겠다"고 밝히며 개혁 보수의 이미지를 강조했고, "그래도 새로운 보수 느낌", "기득권 타파 이미지 괜찮다"는 댓글이 이어졌습니다.
하지만 5월 18일 TV토론에서 여성가족부 폐지 발언을 꺼낸 직후, 댓글은 비판 일색이 됐습니다. "젠더 갈등을 유발한다", "정책이 아닌 갈라치기"라는 지적이 급증하며 부정률이 단기 급등했습니다.
유세 현장에서 만나는 유권자들의 목소리도 중요하지만, 온라인
유세장 너머의 민심, 키보드 아래 담긴 본심에 귀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대선을 앞둔 후보들이 놓치지 말아야 할 또 하나의 과제가 아닐까요.
[정민아 디지털뉴스 기자 jeong.minah@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