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윤석열 대통령이 스페인 마드리드 왕궁에서 열린 펠리페 6세 스페인 국왕 내외 주최 만찬에 참석.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등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2.6.28 출처 = 연합뉴스 |
"나토에서 우리는 회원국도 아니고 발언권도 하나도 없었다" <홍익표 의원>
"일정도 성과도 초라하기 그지없고 옷과 찬양만 화려한 첫 해외순방이었다" <김용민 의원>
지난 2022년 윤석열 대통령이 취임 직후 NATO, 북대서양조약기구 정상회담에 다녀오자 민주당은 혹독하게 비판했습니다.
이런 비판에도 윤석열 정권이 G7과 NATO 정상회의에 공을 들인 이유는 뭘까요?
조태열 외교부 장관 : "미중 전략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국제규범을 정면으로 무시하는 침략전쟁이 우크라이나에서 벌어지고, 자유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권위주의의 도전이 심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가치를 외면한 채 오로지 실리만을 추구하는 '가치 따로 실리 따로' 외교를 펼치기는 어렵습니다. 대한민국은 자유와 민주주의를 핵심 가치로 삼고 있는 나라입니다. 보편적 가치와 규범기반 국제질서를 수호하기 위해 민주주의 국가들과 연대를 강화하는 것은 당연히 해야 할 일입니다."
공교롭게 올해 대선은 6월 3일. 불과 열흘 뒤인 6월 16일~17일 캐나다 G7 정상회의가 열리고, 같은 달 24일~25일 네덜란드 나토 정상회의가 열립니다. 만약 민주당으로 정권 교체가 되면 입장을 바꿔 참석할까요?
한국은 G7 회원국이 아니기 때문에 주최국으로부터 초청을 받아야 옵저버 자격으로 참석할 수 있습니다. 외교부는 초청을 받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지만, 주최국인 캐나다는 ‘묵묵부답'인 상황으로 전해집니다. 침묵이 길어지자 외교가에서는 캐나다가 한국의 대통령 자리가 비어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옵니다. 지금 초청장을 보내봤자 '수신인 불명' 상태이기 때문에 대선 결과가 나온 뒤 새 정부에 일종의 '선물'로 주려는 것 아니냐는 예상까지 나옵니다. 외신을 보면 최근 연임에 성공한 호주의 앨버니지 총리는 캐나다 카니 총리에게 초청을 받았습니다.
초청을 받는다면 새 대통령의 외교 데뷔무대가 됩니다. 세계 주요 정상이 모여 글로벌 이슈 전반에 대해 논의하는 자리에 참석하는 건 외교 경험이 부족한 신임 대통령에게는 자산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정치권에서는 준비가 미숙한 상태에서 서둘러 순방에 나섰다가 설화 등 후폭풍이 예상된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 뿐 아니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도 10대 공약에서 G7 등 국제 협력을 통한 외교 위상을 높이겠다고 밝힌만큼 초청을 받으면 참석할 가능성이 큽니다. 지난 2021년 문재인 전 대통령과 2023년 윤석열 전 대통령도 G7 정상회의에 참석했습니다.
나토도 회원국은 아니지만 회원국과 한국·일본·뉴질랜드·호주 등 인도·태평양 4개국(IP4)의 만남이 정례화돼 초청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 |
↑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사진 왼쪽부터) 대선 후보가 경기 고양 일산문화광장에서 열린 집중유세에서,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가 서울 서초구 고속터미널역 인근 집중유세에서, 개혁신당 이준석 대선 후보가 광주 북구 전남대학교에서 진행된 '학식먹자 이준석' 행사에서 지지를 호소하고 있다. 2025.5.20 출처 = 연합뉴스 |
국민의힘은 尹 정부의 외교 기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초청을 받으면 고민하지 않고 동참할 것으로 보입니다. 반면 민주당 일각에서는 나토의 군사적 동맹 성격을 우려합니다. 회의 참석이 반중 또는 반러 행보로 읽힐 수 있다는 점도 부담입니다. 다만, 반중을 피하려다 자칫 한미 동맹에의 신뢰에 금이 갈 수 있다는 점 또한 무시할 수 없습니다. 미국이 민주당의 친중 성향을 우려하는 상황에서 나토 참석 여부는 외교 기조이 대한 일종의 리트머스 시험지 역할을 하게 될 전망입니다.
새 정부 초기 가장 큰 외교 이벤트는 한미 정상회담입니다. G7 또는 나토에 초청을 받으면 새 대통령과 트럼프 미 대통령이 처음 만나는 자리가
G7과 나토라는 글로벌 외교 이벤트에 한국 정상이 참여할 수 있을까요? 만약 둘 중 한 군데만 갈 수 있다면 어디를 택하는게 국익에 도움이 될까요? 선택의 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이성식 기자 mods@mb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