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군의 포격을 맞은 연평도의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습니다.
건물은 흔적도 없이 사라졌고, 뼈대만 앙상하게 남아있었습니다.
북한의 포격으로 처참하게 부서진 연평도, 이동훈 기자가 전합니다.
【 기자 】
자욱한 연기 속에서 119 소방대원들이 물을 뿌리며 산불을 진화하고 있습니다.
마스크를 쓴 채 분주히 손을 놀리지만, 완벽히 복구하기에는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 인터뷰 : 연평도 주민
- "(아침에) 나올 때까지도…. 산불이 새벽까지도 진화가 안 돼서 나올 때까지 소방차량이 들어와서…."
전쟁의 화마가 휩쓸고 간 곳은 참혹했습니다.
주택가 양쪽이 모두 검게 그을린 것은 물론이고, 담은 무너져 주택의 형체를 알기조차 어려울 정도였습니다.
문은 도로 쪽으로 내동댕이쳐져 있었고, 창틀은 고온으로 인해 심하게 뒤틀렸습니다.
철재로 이뤄진 문은 휴짓조각처럼 구겨졌고, 콘크리트벽은 힘없이 무너졌습니다.
건물 옥상에는 구멍이 뻥 뚫렸고, 기둥의 벽돌은 마치 퍼즐 조각처럼 떨어져 나갔습니다.
건물과 차량의 유리창도 깨져 버린 상태고, 바닥에는 포격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았습니다.
충격과 공포에 질린 연평도민들이 시간을 다퉈 피난길에 오른 이유를 충분히 짐작할 수 있게 하는 참상이었습니다.
▶ 인터뷰 : 연평도 주민
- "내려가는 도중에 복도 유리창이 앞으로 깨져서 떨어지고, 학교가 지진이 난 것처럼 흔들리고…."
인원이 부족하지만, 소방대원들은 쉴 틈 없이 소방호스로 물을 뿌리고 아직도 잔 불이 남아있는 곳을 헤칩니다.
섬 전체에 영향을 미쳤던 것을 입증하듯 주택가뿐만 아니라 연평도의 산림 또한 어떤 곳인지 분간이 가지 않을 만큼 황폐했습니다.
평온하게 일상을 보내던 섬사람들의 터전은 한순간에 잿더미로 부서졌습니다.
MBN뉴스 이동훈입니다. [ asianpearl@mk.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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