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1년, 당시의 기억은 모두에게 큰 충격으로 남아있는데요,
1년의 시간을 누구보다 길게 느꼈을 희생 장병의 유가족들을 엄민재 기자가 만나봤습니다.
【 기자 】
깨끗이 치워진 방, 그 안에 사진만 덩그러니 놓여 있습니다.
이불도 깔아놓고 외투도 새로 사놨지만, 오늘도 기약없는 기다림만 계속됩니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1년.
고 서승원 중사의 어머니 남봉님 씨는 아들의 죽음이 아직 실감 나지 않습니다.
▶ 인터뷰 : 남봉님 / 고 서승원 중사 어머니
- "실감 안 나요. 더 보고 싶고, 진짜…. 더 보고 싶어요. 우리 아들 웃으면 보조개 생기거든요. 웃으면서 들어올 것 같고…."
가끔 아들 친구들이 놀러 와 기운을 얻다가도 정복에 묻은 아픈 흔적을 볼 때면 눈물이 앞을 가립니다.
빛바랜 사진 속 동생의 모습은 여전히 활기찹니다.
고 이창기 준위의 형인 이성기 씨는 오랜만에 동생의 사진을 꺼냈습니다.
자신의 보직에 필요하다며 야간 대학까지 다녔던 성실한 동생.
살아있을 때 살갑게 대해주지 못한 것이 늘 아쉽습니다.
▶ 인터뷰 : 이성기 / 고 이창기 준위 형
- "이놈하고 자라면서 지내왔던 추억, 그것보다는 못해준 것 잘해주지 못했다는 그런 마음만 제 가슴에…."
희생 장병의 유가족들은 1년이 흐른 지금도 깊은 슬픔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엄민재입니다. [ happymj@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