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서 등록금 환불 대신 문화상품권 지급으로 논란을 빚었던 서울의 숭실대학교 사례를 보도해 드렸습니다만,
등록금 환불은 절대 안 된다던 이 대학, 알고 보니 다른 곳에는 '통 크게' 돈을 쓰고 있었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월 말, 서울 장충체육관 앞.
학생들이 어렵게 등록금을 내자 학교 측이 매우 기뻐하는 내용의 냉소적인 퍼포먼스가 펼쳐집니다.
((현장음))
"지금 장충체육관 안에서는! (지금 장충체육관 안에서는!) 우리가 낸 등록금으로!"
학생들이 이 같은 시위를 벌인 건 학교 측이 2년째 수천만 원을 들여 연예인 초청 호화 오리엔테이션을 강행했기 때문입니다.
올 초 대학 총장과 보직 간부들이 7천여만 원을 들여 성지순례를 다녀온 것도 빌미가 됐습니다.
대학 등록금 역시 '동결' 러시를 이루던 다른 대학들과는 달리 최근 2년간 각각 4.8%, 2.8% 올라 2년간 7%를 넘었습니다.
하지만, 이 대학은 학생들의 해명 요구에 대해선 꿈쩍도 하지 않았고, 등록금 인상 철회 요구도 무시됐습니다.
▶ 인터뷰 : 박길용 / 숭실대 총학생회장
- "학교 측에 인상 철회를 요구했지만, 학교는 '절대 해줄 수 없다'라는 얘기를 반복하면서, 그냥 뭐 한 2만 원 정도 돌려주겠다, 3만 원 정도 돌려주겠다, 뭐 이런 식의 이야기를…."
그러면서 등록금 환불 명목으로 4만 원짜리 문화상품권이 등장한 것입니다.
하지만 이 대학 교수들의 평균 연봉은 1억 원을 넘었고, 학생 1인당 장학금은 수도권 사립대 중 3번째로 짠 99만 원에 불과했습니다.
호화 오리엔테이션과 성지순례 비용, 고액 연봉은 있어도 등록금 인상분 25억 원은 포기할 수 없다는 대학.
학내에선 오늘도 등록금을 상품권으로 내고, 교수 연봉도 상품권으로 주자는 메아리가 계속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