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4,580원…"반쪽짜리 결정"

【 앵커멘트 】
내년도 최저임금이 극심한 진통 끝에 올해보다 260원 오른 4천 580원으로 결정됐는데요.
노동계를 배제한 상태로 결정돼 적법성 자체를 두고 논란이 거셀 전망입니다.
강나연 기자입니다.


【 기자 】
파행을 거듭하던 최저임금위원회가 13차 회의에서 최저임금을 결정한 건 새벽 두 시쯤.

16명의 참석자 가운데 찬성 12표, 반대 4표로 내년도 최저임금이 4천 580원에 의결됐습니다.

올해보다 260원 올랐고, 월급으로는 주 40시간을 일하면 95만 7천 220원을 받게 됩니다.

그러나 이번 회의에 근로자 위원들은 모두 불참해 노동계는 날치기 통과라며 강력히 반발하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설인숙 / 한국노총 부위원장
- "저임금 노동자들의 참담한 심정을 민심이 노해 천심으로 변해 물 폭탄으로 오지 않았나…. 공정한 사회, 살맛 나는 세상을 말하는 이 정부에서 결국 날치기 통과를 하고 말았습니다."

공익위원 측은 문제가 없다는 입장입니다.

노사가 정당한 사유 없이 2회 이상 불참하면 노사 중 한쪽이 없어도 최저임금을 결정할 수 있게끔 법적 근거가 마련돼 있다는 겁니다.

▶ 인터뷰 : 박준성 /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장(지난 6일)
- "법령에 2회 이상 회의에 참석하지 않으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의결할 수 있도록 요건을 만들어놨습니다. 오늘부터 형식상 그 요건이 성립되는 날입니다."

따라서 내년도 최저임금이 노사가 동반 사퇴하는 초유의 사태 끝에 간신히 결정됐지만, 과정을 둘러싼 논란은 더욱 거세질 전망입니다.

최저임금을 국회가 결정해야 한다는 개정안이 국회에서 발의됐고, 양대 노총은 공동 투쟁에 나서겠다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이번에 결정된 최저임금을 다음 주 안에 고시한 후 이의 제기나 재심 요청이 없으면 다음 달 5일 확정할 예정입니다.

MBN뉴스 강나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