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춘천으로 봉사활동을 나섰다가 산사태로 참변을 당한 대학생들의 합동영결식이 엄수됐습니다.
사랑하는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는 슬픔에 오열했습니다.
윤지윤 기자입니다.
【 기자 】
학교 운동장에 마련된 합동영결식장.
하늘도 안타까운 듯 쉼 없이 굵은 빗줄기를 뿌립니다.
영결식이 진행되고, 학생 이름 하나하나가 새겨진 명예 증서가 영정 앞에 놓입니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자식을 가슴에 묻은 부모는 마지막으로 아들과 딸의 이름을 불러봅니다.
▶ 인터뷰 : 김현수 / 유가족 대표
- "걱정하지 마라. 이제는 너희가 가르쳐준 대로 그렇게 살아갈 것을 약속 하마. 용규야, 유신아, 민정아…."
먼 길 떠나는 아들이 발걸음을 떼지 못할까 숨죽이며 지켜보던 유족들은 자식의 이름이 불리자 끝내 참았던 울음을 터트립니다.
영정 앞에 헌화하는 순간 어머니는 오열했고, 자식의 분신인양 비에 젖은 명예증서를 하염없이 쓰다듬었습니다.
악몽 같은 사고현장에서 살아온 친구들은 끝까지 지켜주지 못한 미안함에 눈시울 붉혔습니다.
후배들을 먼저 보낸 선배도 눈물을 흘렸습니다.
꽃다운 젊음, 마음껏 피워보지도 못한 학생들은 추억이 서린 캠퍼스를 뒤로하고 학교를 떠났습니다.
산골 학생들에게 과학의 꿈을 심어주겠다며 봉사활동에 나선 학생들.
싸늘한 주검이 돼 돌아온 이들은 이제 한 줌 재로 변해 영원한 안식에 들었습니다.
MBN뉴스 윤지윤입니다. [ yjy@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