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새벽에 폭우가 내리는 상황을 틈타 금은방을 턴 30대가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당시 금은방 주변에만 시간당 55mm의 폭우가 내리면서 보도블럭으로 유리창 깬 소리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우산을 쓴 한 남성이 망을 보는 듯 골목길을 서성거립니다.
빗줄기 속에서 두리번거리며 다가오더니 절단기로 재빨리 셔터 자물쇠를 끊습니다.
잠시 후 다시 나타난 이 남성은 이번엔 보도블록을 던져 금은방 유리창을 깹니다.
1분도 채 되지 않아 각종 귀금속을 가방에 쓸어담은 뒤 재빨리 골목길로 달아납니다.
이처럼 대담한 절도 행각이 벌어진 날은 폭우로 수도권 곳곳이 물에 잠겼던 지난달 27일.
주택가에 금은방이 있었지만, 유리창 깨지는 소리는 물론 사설 경비업체의 감시망도 무용지물이었습니다.
▶ 인터뷰 : 피해 금은방 주인
- "비가 많이 왔으니까. 그때 엄청 많이 왔거든요, 27일 새벽에. 그래서 자기들이 그런 경우(여러 곳 정전)인 줄 알고, 출동을 안 한 거에요."
붙잡힌 39살 최 모 씨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려 방범용 CCTV를 무력화시켰습니다.
▶ 인터뷰 : 최 모 씨 / 금은방 절도 피의자
- "제가 신용불량자도 되고, 내년에 딸이 대학도 가고, 일도 한 달 이상을 비가 와서 못하고, 제가 막막해서 그랬던 것 같습니다."
경찰은 최 씨를 구속하고, 최 씨가 훔친 귀금속을 사들인 금은방 업주를 불구속 입건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