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당초 예상과 달리 한반도 쪽으로 방향을 틀면서 제주지방이 적지 않은 피해를 입었습니다.
문화재가 파손되고 비닐 하우스 수 십 동이 강풍에 찢어지는 등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kctv뉴스 김찬년 기자입니다.
【 기자 】
초속 40미터에 이르는 강풍은 600년이 된 거목도 쓰러뜨렸습니다.
국가지정 천연기념물인 성읍민속마을 팽나무가 밑동이 통째로 부러졌습니다.
부러진 나무 기둥은 조선시대 관아건물인 일관헌을 그대로 덮쳤습니다.
제주도 무형문화재 제7호인 고 건물은 기와지붕 등 건물 절반이 파손됐습니다.
해상에서도 사고가 잇따랐습니다.
새벽 5시 40분쯤 서귀포시 화순항에서 1천 300톤급 바지선이 계류용 밧줄이 끊어지면서 파도에 휩쓸렸습니다.
▶ 스탠딩 : 김찬년 / KCTV 기자
- "태풍의 영향으로 높은 파도가 몰아치면서 화순항에 피항해있던 대형 바지선은 무려 200여미터나 떠밀려와 이곳 해안가에 쳐밖혔습니다."
배에 타고 있던 43살 박모씨 등 2명은 다행히 큰 부상없이 두 시간여 만에 구조됐습니다.
하지만 사고해역에 강한 비바람이 하루 종일 몰아치면서 사고 수습에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또 맹독성 물질인 페놀 2천킬로리터를 실은 화물선박이 다른 바지선과 충돌할 뻔해 하마터면 대형 사고로 이어질 뻔 했습니다.
▶ 인터뷰 : 고보견 / 서귀포해양경찰서 화순파출소장
- "인명 2명은 저희들이 안전하게 육상으로 대피시켰고 선박에 싣고 있는 경유 600드럼은 만약의 오염피해를 막기 위해서 육상에 장비를 배치시키고 있습니다."
태풍 진로에 가까웠던 서부지역 피해가 특히 컸습니다.
서귀포시 대정읍 일대 비닐하우스 수십 동이
강풍에 파손됐습니다.
강한 비바람에 비닐은 갈기갈기 찢어졌고, 7년 넘게 재배 중이던 약용식물은 한 순간에 못쓰게 됐습니다.
▶ 인터뷰 : 백봉엽 / 제주 서귀포시 대정읍
- "아침에 새벽에 한 5,6시 사이에 순식간에 다 벗겨지더라고. 소리가 막…"
이 밖에도 도로위로 빗물이 흘러 들거나 월파에 크고 작은 돌들이 도로 위로 떨어지면서 일부 해안도로는 차량통행이 전면 통제되기도 했습니다.
다행히 큰 인명피해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제주가 태풍 오른쪽에 놓이면서 초속 40미터에 이르는 강풍 피해가 속출했습니다.
kctv뉴스 김찬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