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에는 '더도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말을 하는데요.
지난달 폭우 피해를 본 수재민들은 명절 준비는커녕 한숨만 내쉬고 있습니다.
서글픈 명절을 보내야하는 수재 현장에 강세훈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 기자 】
지난달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진 전북 정읍시 산외면.
수해로 부서진 집은 터만 남았고, 집주인은 가족들과 함께 컨테이너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새집을 짓고 싶어도 정부에서 지원하는 복구비 가지고는 엄두를 내지 못합니다.
▶ 인터뷰 : 윤봉길 / 수재민
- "집이 부서지고 없는데 정부 보조금은 900만 원, 융자는 1천8백만 원 밖에 안돼요, 그 돈으로 도저히 집을 지을 수가 없어 융자라도 넉넉하게 해줬으면 좋겠어요…"
수마가 할퀴고 간지 한 달이 됐지만, 복구는 해도 해도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잠잘 곳이 없어 초등학교와 마을회관에서 더부살이하는 것도 지칠 때로 지쳤습니다.
▶ 인터뷰 : 조병수 / 수재민
- "잠을 초등학교에서 자다 개학한 후에는 마을회관에서 자고 있죠, 집에서 자려고 해도 물건이 있고 수리 중이라 잠자리가 불편합니다."
남들은 추석 준비로 뜰 더 있다는 데, 이곳 주민들한테 명절은 먼 나라 얘기입니다.
▶ 인터뷰 : 조은숙 / 수재민
- "보다시피 정리해야 하고 일해야 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여기가 본댁인데 여기서 명절을 보내지 못해요, 서울로 가야 하는데…"
기르던 소도, 논과 밭도 모두 잃은 주민들은 망연자실 그저 한숨만 내쉬고 있습니다.
▶ 스탠딩 : 강세훈 / 기자
- "풍요롭고 넉넉해야 할 추석 명절이지만, 삶의 터전을 잃은 수재민들에게는 서글픈 명절이 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강세훈입니다." [shtv21@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