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위, 전·의경 폐지 권고…"내년 전경 폐지"

【 앵커멘트 】
전경과 의경들의 선·후임 간 구타 가혹행위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닌데요.
국가인권위원회가 전·의경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경찰에 권고했습니다.
황재헌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해 6월 급성 백혈병으로 숨진 고 박정수 상경.

지난 2009년 4월 의경에 입대한 박 상경은 복무 기간 내내 선임의 폭행에 시달렸습니다.

한 자리에서 뺨을 40대 맞거나 보일러실에 온종일 갇혀 있기도 했습니다.

사인인 급성 백혈병도 의경 생활 중 갑자기 생긴 스트레스가 원인일 수 있다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소중한 아들을 잃은 부모님은 의경 지원을 권유한 걸 두고두고 후회합니다.

▶ 인터뷰 : 박종인 / 고 박정수 상경 아버지
- "수차례 못 외운다고 때리는데, 꼬투리 잡아서 물도 안주고…. 괜히 보냈다고 군대(의경) 괜히 보냈다고…."

이런 전·의경 구타 사건은 꾸준히 사회 문제로 부각돼왔고 지난 1월 직권조사에 나선 국가인권위원회는 박 상경 사건 등 구타가 있었던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 스탠딩 : 황재헌 / 기자
- "국가인권위원회는 장기적으로 전·의경 제도를 폐지하고 이들의 일을 직업경찰이 하는 방안을 도입할 것을 경찰청장 등에 권고했습니다."

현실적으로 국방의 의무로 가는 전·의경이 시위 진압 등 경찰 업무를 보조하는 데 그치고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인권위가 전·의경 제도 개선을 권고한 적은 있지만 폐지를 언급한 건 국가기관 중 처음입니다.

▶ 인터뷰 : 배대섭 / 국가인권위원회 조사총괄과장
- "구타 가혹행위에 대한 재발방지 대책을 권고했고요. 경찰의 보조 치안업무를 국방의 의무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 되고요."

경찰은 이에 대해 내년부터 전경은 뽑지 않고 의경은 오는 2015년까지 2만 5천 명 규모로 유지한 뒤 폐지 여부를 결정한다는 지난 1월의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고 밝혔습니다.

MBN뉴스 황재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