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생 멧돼지에서 돼지 열병 바이러스가 검출돼 양돈 농가에 비상이 걸렸다는 소식, 앞서 전해 드렸습니다만,
그럼에도, 환경부는 부서 관할만 강조하며, 다른 기관의 돼지 열병 조사 연구 활동까지 중단시킨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갈태웅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포획된 야생 멧돼지에서 혈액이 추출됩니다.
이 혈액은 다시 주사기와 튜브를 통해 채혈 키트에 담깁니다.
돼지 열병 조사 연구를 위해 국립수의과학검역원과 대한양돈협회가 지난해 말부터 시작한 사업입니다.
이 사업으로 야생 멧돼지에서 최초로 16건의 돼지 열병 항원·항체 양성 반응이 나왔다는 사실이 드러나게 됐습니다.
장기적으로 양돈협회는 이 결과를 토대로 돼지 열병을 박멸해 국제수역사무국으로부터 청정국 지위를 얻을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이 사업은 지난 7월 중단됐습니다.
자신들과 협의가 없었다는 이유로 환경부가 포획 허가를 내준 일선 시·군에 사업 중단을 통보했기 때문입니다.
▶ 인터뷰(☎) : 환경부 관계자
- "일단은 가축에 대한 부분이면 모르지만, 야생동물에 대한 부분은 환경부 소관입니다. 환경부에 맡겨달라."
결국, 답답한 건 양돈 농가입니다.
▶ 인터뷰 : 김건호 / 대한양돈협회 부회장
- "시험 연구 사업에 유해 조수를 포획하는 것을 제한시켜서 이러한 조사 연구 사업이 농가의 막대한 위험성을 내팽개쳐버리는…."
전문가들도 먹는 백신 외엔 사살이나 포획을 통한 검사가 최선이라고 지적합니다.
유럽 등과 달리 현재 우리나라에선 먹는 백신이 활성화돼 있지 않습니다.
▶ 인터뷰 : 채찬희 / 서울대 수의대 교수
- "사살이나 포획되는 멧돼지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돼지 열병이나 구제역 바이러스 같은 것을 검사할 수 있게 해야 합니다."
조사 멧돼지 770여 마리 중 2% 이상에서 돼지 열병 바이러스가 나왔는데도 심각하지 않다며, 조사 연구를 중단시킨 환경부.
그럼에도, 환경부는 현재까지 별다른 대안 없이 부서 관할만 강조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갈태웅입니다. [ tukal@mk.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