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건물 온도를 20도 이하로 제한한 지 한 달 가량 됐는데요.
환자를 진료하는 병원까지 불편을 겪는 것으로 나타나 정부 조치가 치밀하지 못했다는 지적입니다.
이상범 기자입니다.
【 기자 】
강남의 한 병원 사무실입니다.
한낮에도 온도계는 20도 이하를 가리킵니다.
직원들은 무릎 담요를 사용하고, 내복을 입으며 꿋꿋이 버팁니다.
하지만, 반소매 차림으로 치료를 받는 환자들은 낮은 온도에 불만을 제기합니다.
▶ 인터뷰 : 이하빈 / 직장인
- "온도에 민감한 피부 질환으로 병원에 왔는데, 병이 더 악화하지나 않을까 걱정이에요."
면역력이 약한 노약자, 어린이, 여성 환자들이 가장 큰 걱정입니다.
▶ 인터뷰 : 한의사 / 박치영
- "(찬 기운에 오래 노출되면) 피부도 건조해지고, 수족냉증, 손발 저림 등의 증상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항상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런대도 병원 측은 쉽사리 실내온도를 높일 수 없는 상황.
특히 병원이 들어선 건물이 개별난방이 아닌 중앙난방 방식이기 때문입니다.
▶ 스탠딩 : 이상범 / 기자
- "실내 적정온도 유지를 위해 환풍구에서 찬기가 느껴지는 바람이 나오자 이처럼 휴지로 틀어막고 있습니다."
현장 사정을 반영하지 않은 대책에 난감하기만 합니다.
▶ 인터뷰(☎) : 건물 관계자
- "온도를 더 이상 올리면 구청에서 불시에 온도 측정하러 나와요. 20도 이상이면 벌금 300만원을 매겨요."
치밀한 계획 없이 추진한 정부의 전력사용 제한 대책이 환자 불편을 낳으면서 탁상공론식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입니다.
MBN뉴스 이상범입니다. [ boomsang@naver.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