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전당대회에 휴대전화로 문자 주고받기를 즐기는 이른바 '엄지족'들이 수십만 명이나 몰렸습니다.
트위터 등 SNS를 통한 선거운동이 허용되면서 '엄지족'들이 정치권에 가져올 변화를 오상연, 이성식 기자가 이어서 보도합니다.
【 기자 】
쉼 없이 들어오는 버스.
체육관을 가득 메운 당원.
그동안의 전당대회는 말 그대로 '조직 동원' 선거였습니다.
버스 대절비에 음식값까지 부담하다 보니 최근 불거진 '돈 봉투' 파문은 정치권의 썩은 고름이 터진 셈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모바일 투표가 도입된 민주통합당의 새 지도부 경선은 새로운 실험으로 주목받고 있습니다.
선거인단 숫자는 무려 79만 명.
선거인단 10명 가운데 9명은 자신의 휴대전화로 당 지도부를 뽑게 됩니다.
일부 대의원에게 돈 봉투가 뿌려졌다는 의혹도 있지만, 모바일 선거가 성공적으로 치러진다면 민주주의를 한 단계 성숙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 인터뷰 : 김진표 / 민주통합당 원내대표(지난 10일)
- "모바일 투표가 중심이 되는 새로운 선거 시스템을 제도화하는 것만이 지금 정치권이 겪고 있는 홍역 극복할 수 있는 과제가…."
▶ 스탠딩 : 오상연 / 기자
- "일반 시민이 대거 참여하는 모바일 투표는 유례를 찾기 힘든 실험입니다. 모바일 투표를 통한 '엄지 혁명'이 낡은 정치를 청산하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이어서 이성식 기자가 선거인단을 분석해보겠습니다."
【 기자 】
당초 민주통합당은 선거인단이 30만 명만 몰려도 성공이라고 봤습니다.
그런데 뚜껑을 열어보니 시민 선거인단만 64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당원 선거인단과 대의원을 더하면 80만 명에 육박하며 예상을 뛰어넘는 흥행 대박을 기록했습니다.
연령별로 살펴보면 39세 이하가 44%, 40세 이상이 55%로 집계됐습니다.
이 가운데 30, 40대가 유권자의 절반을 차지해서 표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전망입니다.
그런데 당 대표를 일반 시민들이 휴대전화로 뽑는 것이 반드시 긍정적일까요?
전문가의 얘기를 들어봤습니다.
【 기자 】
▶ 인터뷰 : 신율 / 명지대 정치학과 교수
- "민주통합당이 한 지붕 여러 가족인데, 한 지붕 여러 가족이 각기 세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세력 동원의 경쟁이 일어난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한국노총이나 '나는 꼼수다', 문성근 후보가 주도한 '국민의 명령' 등의 조직표가 많이 동원된 또 다른 '조직선거' 아니냐는 지적입니다.
정책보다는 개인의 인지도에 좌우되는 '인기투표' 식으로 진행될 것이라는 우려도 있습니다.
▶ 인터뷰 : 고성국 / 정치평론가
- "당의 입장에서 당 대표를 뽑기보다는 어쨌든 유명한 사람을 뽑게 되는 부정적인 측면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모바일 선거에 대한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는 가운데 그 성과는 오는 일요일에 드러날 전망입니다.
MBN뉴스 이성식입니다. [ mods@mb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