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법과 불법사이…속타는 재벌 총수들

【 앵커멘트 】
기업 경영 판단은 교도소 담을 걷는 것과 같다는 말이 있습니다.
아주 사소한 차이로 교도소 안으로 들어가느냐 마느냐가 결정되기 때문인데요.
요즘 많은 대기업 회장들 심정이 딱 이럴 듯 싶습니다. 김성철 기자입니다.


【 기자 】
사기성 기업어음 발행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된 LIG 구본상 부회장.

1심 선고를 앞두고 법정 공방을 펼치고 있는 SK 최태원 회장.

1심 유죄 선고 이후 항소심 재판을 받고 있는 한화 김승연 회장과 태광 이호진 회장.

이들은 정상적인 경영 판단이냐 오너 일가의 개인 이익을 위한 것이냐를 두고 검찰과 치열한 공방전을 펼치고 있습니다.

과거 대기업 비리 관련 사건은 횡령을 통한 비자금 조성으로 구속을 면하거나 형량을 낮추기 위한 공방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최근엔 아예 유죄냐 무죄냐를 두고 공방이 치열합니다.

▶ 인터뷰 : 전홍관 / 변호사
- "경영상 판단이라는 모호한 기준 때문에 피고인들도 유무죄를 많이 다투고 있고 과거에 비해 법원도 판단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법정 공방을 떠나 기업 오너들이 사회가 요구하는 도덕 기준에 아직 동떨어져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많습니다.

이를 반영하듯 법원 판결도 점점 엄격해지고 있습니다.

▶ 인터뷰 : 김남주 / 변호사
- "재벌 총수 범죄에 대해 관대하게 처벌해 왔었습니다. 근래 들어서는 실형 등 엄격하게 처벌하는 경향으로 변하고 있습니다. "

정상적인 경영 판단인지 아닌지 법정에서 공방을 펼치기보다 기업 오너 스스로 먼저 도덕 기준을 높일 수는 없는지 물음을 던집니다.

MBN뉴스 김성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