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시험을 끝낸 지방의 고3 학생들이 학교 대신 서울 강남의 논술 학원으로 몰려들고 있습니다.
비용도 수백만 원이 들지만, 학교에서도 학원을 가라며 등을 떠밀고 있습니다.
이권열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 강남의 한 대형 논술 학원.
보름 정도 진행되는 벼락치기 논술 강의에 전국 각지에서 800여 명의 학생들이 몰려들었습니다.
학교 대신 학원을 가면 당연히 결석이지만, 학교에서도 다 눈감아줍니다.
▶ 인터뷰 : 고등학교 3학년
- "(학생 고향이 어디에요?) 포항이요. (포항이에요? 학교는 어떻게 했어요?) 학교에는 말하고. 허가증 받고. (허가증을 끊어줘요?) 학교에서 다 보내줘요."
한 술 더 떠, 서울의 어느 학원이 좋은지 교사들이 직접 조사를 해서 추천까지 해주는 학교도 있습니다.
▶ 인터뷰 : 고등학교 3학년
- "학교에서 선생님들이 조사를 해오셔서 학원을 추천을 해주셔서…. (학교 선생님들이 여기 추천해주신 거에요?) 네."
지방에서 올라온 학생들은 학원 주변의 고시원에서 머무르면서 수시 전형 논술에 대비해 두세 곳씩 학원에 다닙니다.
▶ 스탠딩 : 이권열 / 기자
- "지금 시간이 밤 11시입니다. 늦은 시간이지만 대치동의 고시원에서는 학원 수업을 마치고 돌아오는 고3 학생들을 쉽게 만나볼 수 있습니다."
▶ 인터뷰 : 고등학교 3학년
- "(고향은 어디에요?) 울산이요. (서울은 언제 왔어요?) 이번 주 월요일에 왔어요."
학원 수업 비용은 일주일에 50만 원 안팎.
학원 비용과 고시원 비용을 합치면 300만 원 가까운 돈이 들어가지만, 불안한 학생들은 학원 문을 두드리게 됩니다.
▶ 인터뷰 : 정기찬 / 논술학원 원장
- "(논술 시험) 적응을 안 하고 가면 백지를 내고 나올 수도 있는 상황일 정도로…. (학교마다) 조금씩 유형이 다르기 때문에 준비를 하고 가니까요…."
학교 수업만으로 논술 대비가 가능하다는 교육 당국과 대학교의 공언은 실언을 넘어서 망언에 가깝다는 게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푸념입니다.
MBN뉴스 이권열입니다.<2kwon@mbn.co.kr>
영상취재 : 안석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