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광익의 모닝톡톡입니다.
일본 경제가 신바람이 났습니다.
잃어버린 10년 또는 20년이라는 말은 쏙 들어갔을 정돕니다.
10년 동안 시멘트 냄새도 안 났던 중소도시에서 집짓는 모습이 발견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기업들이 앞 다투어 임금을 올리는 기현상마저 나타나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지갑을 여는 바람에 맥주소비량이 5년 만에 처음으로 증가하고, 고가 사치품이 팔리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동맥경화로 20년이 넘도록 일어나지도 못하고 드러누워 있던 일본이 왜 갑자기 이렇게 됐을까요?
이 모든 일들은 지난해 12월 총리로 취임한 아베 신조라는 지도자 한 사람에게서 비롯됐습니다.
아베는 총리에 취임하자마자 자고 있는 온 나라를 흔들어 깨우고 있습니다.
표준과 정석만을 추종하는 일본사회를 '개혁의 도끼 자루'로 내리치고 있습니다.
아베는 저성장 저물가라는 일본의 만성질환 디플레이션과 전쟁을 선포했습니다.
그리고 빠르고 과감하게 움직였습니다. 야당의 반대에 힘이 빠지기 전에, 신임총리의 냄새가 사라지기 전에 기민하게 움직였습니다.
교과서적 경제 이론에 얽매이던 고리타분한 일본은행 총재를 몰아내고 그 자리에 아베노믹스 추종자를 앉혔습니다. 그리고 인쇄기를 돌려서라도 돈을 찍어내라고 명령했습니다.
돈이 증시로 흘러올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올 들어 주가가 20%나 치솟았습니다. 기업대표들을 직접 만나 임금을 올리라고 압박했습니다. 이웃나라를 거지로 만드는 급속한 엔저 정책도 밀어붙였습니다.
해외에서 비판이 쏟아졌으나 아베는 꿈쩍도 안 했습니다.
지난해 12월에 52%이던 아베의 지지율은 이제 70%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야당에서도 아베총리에게 박수를 보내고 있습니다.
아베는독도문제나 정신대 할머니 문제에서 극단적 국수주의, 국가 이기주의적인 정책을 취해 우리나라 국민들에겐 밉상이 되어 버렸지만, 일본 국민들에게는 나라를 구한 잔 다르크가 되고 있는 겁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100일안에 개혁을 밀어붙여야 한다고 늘 강조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일본과 정반댑니다.
새 정부 출범 한 달이 다 되가도록 국민들은 이 정부가 지금까지 뭘 했는지 기억하지 못합니다. 야당 탓만 하시렵니까?
대통령이 나서 통신회사 보조금 싸움 말리라고 하고, 4대강 조사 철저하게 하라는, '시어머니 잔소리' 수준의 개혁으로는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합니다. 그런 일은 부디 해당부처 국장 과장들에게 맡기십시오.
청와대에 모인 장관들이 몇 시간동안 머리를 조아려 대통령의 말씀을 받아쓰기하는 모습을 본 국민들은, 한결같이, '이건 아닌데' 라고 합니다.
부디, 한국경제를 용수철처럼 확 튀어 오르게 할 큰 그림을 그려주십시오.
그리고 하루빨리 밀어붙여 주십시오.
일본 아베총리처럼 말입니다.
오늘은 모닝톡톡이 아니라 모닝콕콕이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