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전직 대통령 비자금 관리하는데…" 사기단 덜미

【 앵커멘트 】
있지도 않은 전직 대통령 비자금을 싸게 넘겨준다고 속여 거액을 챙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터무니없는 거짓이었지만 피해자들은 일확천금을 노리다 사기를 당했습니다.
전정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 기자 】
철제 상자를 열자 10억 달러 미국 채권 수십 장이 나옵니다.

언뜻 보기엔 진짜 같지만 모두 위조된 겁니다.

53살 성 모 씨 등은 전직 대통령의 비자금으로 관리해 온 채권과 금괴 등을 싸게 넘기겠다며 피해자들을 현혹했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사기 피해자
- "자신이 비자금을 관리해서 대통령이 자기 호적을 바꿔줬다고…. 1억을 주면 10억을 가져온다고 했어요."

▶ 스탠딩 : 전정인 / 기자
- "성 씨 일당이 사기에 이용한 10만 파운드짜리 지폐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가짜 지폐입니다."

이런 수법으로 이들이 챙긴 돈은 1억 4천여만 원.

범행은 유통책과 연결책 등 역할을 나눠 점조직 형태로 은밀하게 이뤄졌습니다.

(사기단 통화내용)
"얼마 해 오는 거야? 2억"
"내가 2억을 만들잖아. 나도 좀 줘야지 이 사람아!"

일당 중에는 사기를 당한 뒤 피해를 만회하기 위해 범행에 가담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피의자
- "돈을 조금 가지신 분들이 일확천금할 마음에 비용을 대 주는데 제가 여태까지 피해를 봤고…."

경찰은 성 씨 등 3명을 구속하고 달아난 공범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MBN뉴스전정인입니다. [jji0106@mbn.co.kr]

영상취재 : 박준영
영상편집 : 국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