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도우려고 동거남과 가짜 결혼 '무효'

【 앵커멘트 】
동거 중인 이성 친구의 부탁으로 혼인신고를 했다가 다시 취소하려고 법정까지 간 여성이 있습니다.
1심과 달리 2심은 결혼이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최근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결혼 적령기 남녀들 사이에 혼인 전 동거가 부쩍 늘었습니다.

▶ 인터뷰 : 이승준 / 서울시 서초동
- "자기와 친하고 좋아하는 사람들, 커플들끼리 집값 때문에, 경제적인 이유 때문에…"

명문대를 졸업한 30대 여성 김 모 씨도 지난 2006년부터 대학 친구와 동거를 시작했습니다.

전입신고도 하고 5년을 함께 살았습니다.

동거가 혼인신고까지 이어진 건 이 남성이 2009년 취직을 하면서부터.

입사 직전 다녀온 연수에서 회사 임원이 주민등록상 동거 여성이 누구냐고 물은 겁니다.

남성은 단순한 친구라고 대답했지만, 임원은 회사 품위를 위해 입사 전 까지 입장을 정리하라고 경고했습니다.

채용이 안될까 봐 걱정된 남성은 여성에게 혼인신고를 부탁했습니다.

취업 때문에 '가짜 결혼'을 한 겁니다.

▶ 스탠딩 : 서정표 / 기자
- "하지만 여성은 혼인 신고를 섣부르게 결정했다고 뒤늦게 후회해 남성을 상대로 혼인 무효 소송을 냈습니다."

1심은 혼인이라고 봤지만, 2심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서울가정법원은 "참다운 부부관계 의사가 없었고, 취업을 도우려고 혼인 신고를 한 것으로 보인다"며 무효 판결했습니다.

가짜 결혼까지 해 가며 입사한 남성은 1년 만에 회사를 그만뒀습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취재:이종호
영상편집:최지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