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정수기 없는 가정이 없죠.
하지만 깨끗하다고 안심하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정수기의 물 절반 이상에서 세균이 득실거리고 있었습니다.
김한준 기자입니다.
【 기자 】
72살 정재천 씨는 깨끗하다고 믿으며 10년 넘게 정수기의 물을 마시고 있습니다.
▶ 인터뷰 : 정재천 / 정수기 사용자
- "필터 갈고 나면 기분이 좋았죠. 물이 깨끗하고 좋으니까요."
▶ 스탠딩 : 김한준 / 기자
- "정수기에서 나온 물은 이렇게 겉으로만 보면 깨끗하고, 물맛도 더 좋은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정말 그런지 이 정수기에서 물을 떠 분석해 봤습니다.
물 1㎖에 일반 세균이 100마리를 넘지 않아야 하는데, 조사 대상 100곳 중 이 정수기를 포함한 53곳에서 기준치 이상의 세균이 나왔습니다.
특히 1곳에선 기준치의 110배를 초과하는 세균이 나왔고, 2곳에선 노약자가 마시면 장염에 걸릴 수 있는 총대장균군까지 검출됐습니다.
임대 정수기 판매업은 신고나 등록의 규제가 없어 위생 관리가 제대로 되고 있지 않은 탓입니다.
▶ 인터뷰 : 최신규 / 서울시 보건의약수사팀장
- "정수기 유출수는 먹는 물 정의에 들어 있지 않습니다. 그래서 현재 단속을 할 수 없는 상태입니다. 정수기 유출수를 먹는 물 규정에 포함되도록…."
찜질방 등 대형 목욕탕의 정수기 31%도 부적합 판정을 받은 상황.
정수기 물이 안전하다고 믿은 시민들만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MBN뉴스 김한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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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김병문 기자·한창희 VJ
영상편집 : 김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