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부들 사이에서 음식물 쓰레기를 갈아 하수구로 흘려보내는 '분쇄기'가 인기를 끌고 있죠.
그런데 규정에 맞지 않는 불법 분쇄기들이 유통되고 있어 심각한 환경오염이 우려되고 있습니다.
김근희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결혼 5년차 주부 장슬기 씨는 최근 큰 맘 먹고 수십만 원짜리 음식물 쓰레기 분쇄기를 구입했습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갈아 일부를 하수구로 흘려 보내니 한결 편해졌습니다.
▶ 인터뷰 : 장슬기 / 주부
- "종량제 봉투 사용할 때는 갖다 버리는 게 일이었어요. 그런데 지금은 그날그날 버릴 수 있으니까."
인터넷에서 팔리는 분쇄기입니다.
환경부 인증, 미국산 직수입 제품 등의 문구로 홍보합니다.
하지만 이들 제품 상당수는 쓰레기를 100% 하수구로 흘려보내는 방식.
▶ 스탠딩 : 김근희 / 기자
- "현행법상 음식물 쓰레기의 20퍼센트만 하수구로 흘려보낼 수 있고, 나머지 80퍼센트는 반드시 찌꺼기 형태로 남겨 버려야 합니다."
엄연히 불법인데도, 업체는 문제 없다 말하고 주부들도 100% 배출 방식을 선호합니다.
▶ 인터뷰(☎) : A업체
- "막힐 염려 있으니까 이렇게 하는 건데 대다수 가정 그냥 떼고 바로…."
▶ 인터뷰 : 김 모 씨 / 주부
- "거름망에 음식물 걸려 있으면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는 건데 불편하죠. 그게 싫어서 저걸 쓰는 건데…. "
하지만, 문제가 심각합니다.
이처럼 쓰레기를 100% 배출해 찌꺼기가 하수구에 쌓이면 배관이 막힐 수 있고, 별도의 약품처리 등 하수처리 비용이 늘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일선 지자체가 각 가정마다 일일이 단속에 나설 수도 없어, 결국 심각한 하천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지적입니다.
▶ 인터뷰 : 정승헌 / 건국대학교 동물생명과학부
- "국지성 호우가 나면 역류현상으로 지상에 노출되고 하천을 오염시킬 수 있는…."
불법 분쇄기를 설치하면 판매자뿐 아니라 산 사람도 1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게 됩니다.
MBN뉴스 김근희입니다.
영상취재 : 한동호 VJ
영상편집 : 원동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