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학교가 개학했지만, 학생들이 공부가 아닌 무더위와 싸우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다시 방학하는 게 낫겠다는 소리가 절로 나옵니다.
박광렬 기자입니다.
【 기자 】
오늘 개학한 서울의 한 고등학교입니다.
부채에 책받침에, 심지어 손바닥까지 동원해 부채질하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차가운 물도 마셔보지만 좀처럼 더위가 가시질 않습니다.
교실 내부 온도는 무려 32도, 바깥과 별 차이가 없습니다.
학생들은 개학하자마자 벌써 지쳤습니다.
▶ 인터뷰 : 정홍찬 / 서울 도봉동
- "땀 닦는데만 집중하니까 수업에 집중이 안 되죠. 주말에 학교 나와도 여름(방학)이 더 길어지는 게 낫죠."
남부지방으로 갈수록 상황은 더 심각해 교실은 찜통 수준입니다.
대전의 한 학교에선 아예 반바지 차림으로 수업을 듣습니다.
▶ 스탠딩 : 박광렬 / 기자
- "개학을 했지만 무더위로 야외 수업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운동장은 이처럼 텅 빈 상태입니다."
과거엔 더위가 한풀 꺾이는 8월 말쯤 개학했지만 주5일 수업이 시행되고 평균 여름방학 기간이 2주 가까이 줄었습니다.
의무수업일수는 그대로이기 때문입니다.
태풍 등과 달리 폭염은 자연재해에 속하지 않아 휴교를 하려 해도 그만큼 겨울방학을 줄여야 합니다.
예산도 문제입니다.
방학이 짧아질수록 학교운영비에서 냉난방 요금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집니다.
▶ 인터뷰 : 편무섭 / 서울 누원고등학교 교감
- "폭염이 길어지면 길어질수록 아이들한테 들어가야 할 교육과정 운영비가 그만큼 줄어든다고 생각하면 되겠습니다."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한 현실성 있는 정책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광렬입니다. [widepark@mbn.co.kr]
영상취재 : 강두민, 박인학 기자
영상편집 : 국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