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멘트 】
지난 주말에도 절도범이 수갑을 찬 채로 달아났다가 하루 만에 붙잡혔는데요.
이런 사건이 올해만 벌써 여섯 번째입니다.
경찰이 지난 연말 노영대 사건 이후 재발 방지를 천명했는데 왜 이런 일이 반복될까요?
김순철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기자 】
서울 신도림동의 한 대형 사우나입니다.
휴대전화를 훔치다가 체포된 한 남성이 수갑을 찬 채로 황급히 달아납니다.
경찰이 잠시 한눈을 판 사이 의자 팔걸이 사이 틈새로 수갑을 빼낸 겁니다.
지난 8월 경기 부천시의 한 경찰서에서는 수갑에서 손을 빼 도주했다 검거됐고,
전주지검 남원지청에서는 탈주범 이대우가 수갑을 풀고 달아났다 25일 만에 덜미를 잡혔습니다.
올 들어 수갑을 풀고 달아난 사건만 여섯 차례에 달합니다.
범인을 잡고도 놓치는 경찰 때문에 시민들은 불안함을 감추지 못합니다.
▶ 인터뷰 : 이송민 / 경기 부천시
- "굉장히 소름끼치죠, 돌아다니기도 무섭고. 나라에서 책임지고 관리를 해주시면 아무래도 좀 더 안전한 세상에서 살 수 있지 않을까."
지난해 12월 성폭행 피의자 노영대가 수갑을 풀고 달아나자 피의자 도주방지 매뉴얼을 마련한 경찰.
하지만, 모두 공염불에 그쳤습니다.
이성한 경찰청장은 경찰관들의 부주의를 시인하며 피의자를 철저히 감시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매뉴얼을 지키는 것 외에도 수갑을 효과적으로 채울 수 있는 방법을 사용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 인터뷰 : 곽대경 / 동국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 "천으로 손목을 댄 뒤에 수갑을 조인다든지 수갑 안쪽 내부 부분을 실리콘 재질로 만든다든지…."
해이해진 기강과 말뿐인 자구책을 내놓은 경찰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습니다.
MBN뉴스 김순철입니다 [liberty@mbn.co.kr]
영상취재 : 김영호, 최선명 기자
영상편집 : 윤 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