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이 허술한 재래시장만 노려 수십 차례 절도 행각을 벌인 30대 남성이 붙잡혔습니다.
방범용 CCTV가 설치돼 있었지만 노련한 절도범 앞에선 별 도움이 안 됐습니다.
박광렬 기자입니다.
【 기자 】
서울의 한 재래시장입니다.
가게가 모두 문을 닫은 새벽 시간, 모자를 쓴 남성이 시장 주변을 서성거립니다.
잠시 후 화면에 그림자가 보이더니 순식간에 CCTV 화면이 바뀝니다.
가게를 비추는 CCTV 방향을 아예 돌려버린 겁니다.
38살 이 모 씨는 이런 수법으로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수도권 일대 가게에 몰래 들어가 금품을 훔쳤습니다.
▶ 인터뷰 : 이영호 / 서울 신월동
- "보조키를 사러 갔더니 열쇠가게 주인이 '오늘은 이 동네 도둑 맞은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저런 키를 많이 사 간다'라고 하더라고요."
방범장치라곤 CCTV가 전부일 정도로 보안이 비교적 허술한 재래시장을 주로 노렸습니다.
▶ 스탠딩 : 박광렬 / 기자
- "이런 작은 드라이버 하나로 문을 열고 돈을 훔치는 데 걸린 시간은 불과 3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확인된 범행 건수만 34차례, 경찰은 조사 중인 범행을 포함하면 백여 건이 넘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미리 CCTV 위치를 파악하고 CCTV를 피해 움직이거나 아예 돌려놔, 5년 동안이나 경찰의 추적을 피할 수 있었습니다.
▶ 인터뷰 : 이 모 씨 / 피의자
- "지나가다가 그냥 들어가기도 하고 (재래시장이) 들어가기가 좀 편해서…."
경찰은 이 씨를 구속하고 공범이 있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습니다.
MBN뉴스 박광렬입니다. [widepark@mbn.co.kr]
영상취재 : 박세준 기자
영상편집 : 국차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