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수사 피해 해외로 도피한 서울대 교수…"해임은 정당"

【 앵커멘트 】
성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앞둔 서울대 교수가 도피성 해외 출장을 갔다가 학교 측으로부터 교수직을 박탈당했습니다.
해당 교수는 억울하다며 소송을 냈는데, 법원은 해임 처분이 옳다고 판단했습니다.
서정표 기자의 보도입니다.


【 기자 】
50대의 한 서울대 교수.

지난 2009년 4월, 술 취한 신입생을 성폭행한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습니다.

수사가 시작되자마자 이 교수는 학교의 허가 없이 연구 목적이라며 일본과 유럽 등으로 해외 출장을 떠났습니다.

수사를 피하기 위한 도피성 출국이었고, 9개월 동안 국내에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그가 담당한 수업 3개는 강제 폐강되거나 다른 교수로 대체됐습니다.

서울대는 이 교수가 성폭행 수사를 받고 있어 품위를 떨어뜨리고, 수업에 차질을 주는 등 직장을 무단 이탈했다며 교수직을 박탈했습니다.

해임 처분이 지나치다고 생각한 교수는 소송을 냈습니다.

성폭행 혐의가 증거 불충분으로 무죄로 확정됐고, 해외 출장도 연구 목적 등 공무에 해당한다는 겁니다.

하지만, 재판부는 엄격했습니다.

서울고법 행정10부는 "해외 출장은 표면상 공식 업무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경찰 수사를 회피할 목적으로 보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습니다.

또, 지난 2005년에도 술집 종업원을 강제추행해 경고조치를 당하는 등 교수의 본분을 망각했다고 덧붙였습니다.

▶ 스탠딩 : 서정표 / 기자
- "재판부는 무엇보다 교수로서 품위를 크게 손상시키고, 사회적 명예와 신뢰를 실추시킨 점을 강조했습니다. MBN뉴스 서정표입니다[deep202@mbn.co.kr]"

영상취재:김영호
영상편집:이현숙